2월엔 사조가 17년만에 2위3월엔 다시 오뚜기가 올라서부동의 1위 동원 “예의주시”
최대 4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참치캔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위 자리를 놓고 사조참치와 오뚜기참치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자존심을 건 경쟁을 펼치고 있다.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올 2월에는 사조가 17년 만에 2위에 올라섰지만 3월에는 다시 오뚜기가 사조를 제치는 등 혼전 양상이다. 참치 업계에서는 사조와 오뚜기의 싸움을 ‘참치 대전(大戰)’으로 부르고 있다. 참치캔 시장 부동의 1위인 동원참치는 일단 관망하는 모양새지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어차피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려는 치열한 2위 싸움인 만큼 점유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선공을 가한 것은 사조다. 사조는 지난해부터 모든 영업사원에게 ‘매장 진열 5 대 5 사수 특명’을 내렸다.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에서 참치캔을 진열할 때 동원참치와 사조참치를 같은 비율로 놓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동원이 시장 점유율 70% 안팎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같은 비율로 참치캔을 진열하게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조 ‘영업맨’들은 우선 큰 점포, 작은 점포 가리지 않고 ‘관리’에 나섰다. 소형 점포 점주들에게는 소형 이동식 판매대를 제공하고, 대형 점포 업주에게는 독립 판매대를 설치해 주면서 판촉에 나섰다. 특히 ‘사조참치 특공대’로 불리는 50명 규모의 판촉 조직을 별도로 구성해 이들의 판매 실적을 사내 게시판에 올려 경쟁을 자극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판촉 결과 사조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월 9.4%에서 올해 3월 19.7%까지 치솟았다. 특히 올 2월에는 줄곧 앞서가던 오뚜기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오뚜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오뚜기는 전국 유통망을 재분석해 판매 비중이 높은 ‘키(key) 점포’를 구분했다. 이곳을 중심으로 상품 진열을 확대하고 각종 이벤트를 집중적으로 열었다. 2위 복귀를 위한 긴급 처방을 내린 셈. 또 영업사원 교육을 강화해 업계에선 최고로 꼽히는 ‘오뚜기의 영업력’을 재무장했다. 반격이 주효하면서 점유율 순위가 다시 바뀌었다. 3월 오뚜기가 26.6%에 이르면서 사조(19.7%)를 제치고 2위로 복귀한 것.
양측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사조의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참치캔에 남다른 애착을 보인다는 점도 힘을 실어주는 요인. 이에 대해 오뚜기 측은 “사조의 공세를 가격 면에서는 물론이고 맛과 품질 개선을 통해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