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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카페] 상하이서 열린 ‘이노베이션 포럼 2010’

입력 | 2010-05-20 03:00:00

13억 인구를 하나로 묶는 中 이동통신의 힘
“잠들어 있던 시장도 깨운다”
IT에 소외됐던 농어촌 지역
휴대전화 수요 급속히 늘어




‘올해 말 8억4000만 명, 2012년 10억 명….’

중국의 이동통신 가입자 전망치입니다. 정보기술(IT)의 수준이나 시장 규모 면에서 선두에 있는 미국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2억8500만 명이라고 합니다. 중국 이동통신시장의 엄청난 규모가 새삼 느껴졌습니다.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에릭손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포럼 2010’은 13억 인구를 하나로 묶고 있는 중국 이동통신산업의 힘을 보여준 행사였습니다. 이날 모인 각국의 통신 전문가들은 “이동통신이 중국 경제를 이끄는 힘”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이동통신이 잠들어 있던 소비자를 깨운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IT에서 소외됐던 농어촌 지역 소비자들이 이동통신을 통해 인터넷의 매력에 눈을 뜨고 있기 때문이죠.

빌 황 차이나모바일연구소 대표는 “세계적으로 이동통신 가입자가 유선통신 가입자를 웃도는 혁명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중국에선 매년 일자리를 찾아 광활한 대륙을 이동하는 2억8000만 명의 노동자들과 고향의 가족이 서로 통화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중국의 이동통신 보급률이 5%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손 안에 휴대전화를 쥐게 된 중국인들은 자연스럽게 도시의 가족이 들려주는 소식 등 더 많은 정보에 노출됩니다. 이제는 스마트폰과 함께 인터넷의 매력에도 눈을 뜨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통신사 차이나유니콤의 주 리준 부사장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한 다양한 중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할 예정”이라며 “저렴한 스마트폰 덕분에 더 많은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선진국의 앞선 통신기술도 빠르게 흡수합니다. 시장조사업체 인포마의 찰스 문 아시아태평양 수석연구원은 “3세대(3G) 이동통신 기술은 이제 ‘선진국만의 기술’이 아니라 중국 같은 신흥시장에도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며 “게다가 중국은 극도로 값이 싼 기기가 많아 신기술의 확산도 빠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의 공장’인 줄만 알았던 중국은 이동통신의 확산과 함께 무형의 콘텐츠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었습니다. 차이나모바일 황 대표의 얘기는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5위안(약 853원)으로 50곡의 음악을 내려받게 합니다. 우리 서비스 가입자는 2억5000만 명입니다. 수익이 계산되죠? 당신이 작곡가라면 어디에서 신곡을 발표하시겠습니까?”

―상하이에서

조은아 산업부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