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장] 행정가 vs 토박이 vs 무소속

박형상 “맞벌이 위한 24시간 어린이집 설치”
김길원 “노인 여가-건강관리 복지관 짓겠다”
정동일 “유치원도 외국어 교육-국제中유치”
이학봉 “아파트형 공장 건립-소상공인 지원”
‘서울의 중심’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서울 중구는 전통적으로 여야가 치열한 맞대결을 벌여온 곳이다. 도심공동화 현상 때문에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중구에서는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교육·노인복지나 경제 활성화가 공통적인 핵심 공약이다.
민주당 박형상 후보는 1990년부터 중구와 맺어온 인연을 내세운다. 20년간 중구를 떠나지 않은 데다 세 자녀도 모두 중구에 있는 학교에 다녀 ‘토박이’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중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곳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이라고 강조한 박 후보는 맞벌이 부부가 많은 특성을 감안해 ‘24시간 운영하는 어린이집 설치’를 제1공약으로 내세웠다.
무소속 정동일 후보(현 중구청장)는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다시 무소속 출마로 소속을 옮기면서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그는 민선 5기 때는 유치원까지 외국어 교육을 확대 실시하고 국제중학교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외 후보들은 특이한 경력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평화민주당 김길원 후보는 정치의 때가 묻지 않은 신선하고 깨끗한 후보임을 강조한다. 노인들의 여가나 교육, 건강관리까지 해주는 종합복지관을 짓겠다는 게 목표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에 탈락해 무소속 후보로 나선 이학봉 후보는 코레일유통 등 여러 기업 대표이사를 지내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중심’ 구정을 펼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아파트형 공장을 세우고 소상공인을 지원해 일자리를 늘리고 중소기업 창업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경기 수원시장] 고교선후배 오차범위 접전

염태영 “교육 경제 환경 르네상스시대 열 것”
유덕화-이윤희-신현태 후보 “우리도 있어요”
인구 110만 명의 전국 최대 기초자치단체인 경기 수원시의 시장 선거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접전 양상이다. 경기도에서 35년간 공직생활을 한 한나라당 심재인 후보와 수원지역에서 오랫동안 시민단체 활동을 해온 민주당 염태영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염 후보가 인지도 면에서 앞서 있고, 경기도청 자치행정국장으로 있다 사표를 내고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심 후보가 염 후보를 뒤쫓는 형국이다. 두 후보는 수원 수성고 동문으로 10년 선후배 사이다.
준비된 시장론으로 표심을 호소하는 심 후보는 경기도 국장과 과천, 포천, 파주시 부시장을 역임하면서 이미 준비되고 인정받은 시장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며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수원을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 후보는 “시 승격 후 60년이 지난 현재 외형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지만 내실이 부족하다”며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 기업 하기 좋은 풍요로운 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내실을 다지면서 보전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원환경운동센터 창립 및 공동대표, 수원천살리기운동본부 사무국장, 경기도 도시계획심의위원 등을 지낸 염 후보는 활발한 지역 활동으로 수원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대통령국정과제비서관으로 근무하다 민선 4기 시장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염 후보는 환경운동가로서의 클린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시민주권의 시대, 교육과 경제, 문화와 환경이 어우러진 진정한 수원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 강행, 4대강 사업 추진 등 국민과의 소통을 단절한 오만과 독선의 고집불통 정권이라며 정권심판론도 강조하고 있다.
이 밖에 진보신당의 유덕화 후보와 수원시 공무원 출신으로 사업가로 변신한 무소속 이윤희 후보,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무소속 신현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며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세 후보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지만 양강 대결을 벌이는 심 후보와 염 후보 가운데 어느 쪽의 표를 얼마나 더 잠식할지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