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오일쇼크로 경기 침체를 경험한 선진국들은 산유국의 석유 무기화에 대비해 석유 비축에 나섰다. 미국 포드 행정부는 1975년 ‘에너지 정책과 비축법’을 제정하고 전략석유를 비축했다. 텍사스 주와 루이지애나 주의 지하 소금광산 동굴에 저장한 석유 덕분에 미국은 소비량의 60%를 수입에 의존하는데도 2차 오일쇼크를 극복할 수 있었다. 오늘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90일분을 의무적으로 비축하도록 각국에 권고할 정도로 원유 비축은 필수다.
▷급속한 공업화로 석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석유 확보 경쟁이 세계 어느 곳보다 치열하다. 2003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석유 소비대국이 된 중국은 중동과 아프리카 산유국을 원조하면서 원유 확보에 혈안이다. 2015년까지 90일분의 전략석유 비축을 목표로 대규모 비축시설을 건설 중이다. 북한은 전적으로 중국의 석유공급에 의존한다. 북한은 주체(主體)니 우리민족끼리니 헛구호를 외치다 결국 중국의 영향력만 키웠다. 우리 땅인 한반도의 북쪽 절반을 김씨왕조체제가 장기 장악하며 경제적으로 몰락했다는 사실이 통탄스럽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