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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군사 대응-경협 중단보다 ‘국제공조 제재’ 찬성 압도적

입력 | 2010-05-22 03:00:00

‘천안함 발표’ 긴급 여론조사
발표 신뢰여부-대북 조치

연령 높을수록 신뢰도 높아
군사 대응 반대, 찬성의 2배

조사결과 불신 응답자도
국제공조 제재는 46% 찬성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직후 20, 21일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KRC)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대다수 국민이 이번 합조단 발표에 신뢰를 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20일 오전 합조단의 발표가 시작되자마자 인터넷 등에선 발표 내용의 신뢰성을 공격하는 온갖 주장과 루머가 횡행하고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이 조사결과를 폄훼하는 발언을 쏟아냈지만 응답자의 72%는 “합조단 발표대로 북한 소행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합조단 발표 전인 이달 13, 14일 본보가 KRC에 의뢰해 8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천안함 침몰이 북한과 관련돼 있다고 본다’는 답변이 67.9%였다(본보 17일자 A1, 3면 보도). 합조단 발표 이후 북한 소행임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10명 중 2명꼴인 21.3%는 “북한 소행이라는 합조단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7.8%가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30대(24.5%) 40대(18.2%) 50대 이상(6.7%) 등 연령이 올라갈수록 합조단 발표를 불신하는 비율이 대폭 낮아졌다. 학력별로는 대학재학 이상(32.7%)에서 고졸(15.5%)이나 중졸 이하(4.0%)보다 합조단 발표를 불신한다는 대답이 높았다.

합조단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는 응답자들에게 이유를 묻자 65.1%가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증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편 ‘어뢰 공격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 침몰됐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답변도 28.7%에 달했다. 좌초설 피로파괴설 내부폭발설 등 그동안 인터넷 공간과 일부 좌파언론을 통해 설파되어 온 주장들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조치와 관련해 천안함 공격에 상응하는 군사적 대응을 하는 데는 다수가 고개를 저었다. 군사적 대응에 찬성한다는 답변도 30.7%에 달했지만 반대한다는 의견이 59.3%로 두 배가량 더 많았다.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천안함 사건으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지나치게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는 셈이다.

50대 이상은 군사적 대응에 대한 찬성(43.4%)과 반대(41.3%) 의견이 엇비슷했지만 나머지 연령대에선 모두 반대 의견이 70% 안팎에 달했다. 직업별로는 학생(73.0%) 화이트칼라(72.2%) 자영업자(66.0%) 블루칼라(64.6%) 등의 순으로 군사적 대응에 대한 반대 의견이 높았다.

개성공단 철수까지 포함한 남북경협 전면 중단에 대해선 찬반이 각각 46.1%, 42.8%로 큰 차이가 없었다. 개성공단 철수가 초래할 경제적 피해에 대한 걱정과 더불어 남북경협 전면 중단이 지나친 남북관계 경색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국민이 10명 중 4명 이상은 되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이 찬성하는 조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및 금융 제재 등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 제재다. 이 방안에 대해선 반대(15.2%)보다 찬성(75.9%)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합조단의 천안함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답변한 응답자 중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46.4%가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 제재에는 찬성한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우리 국민은 한국 사회에 미칠 반사적 영향이 클 직접적·물리적 대응보다는 외교적 수단을 통한 해결을 좀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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