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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8년만에… LG 서승화 첫 선발승

입력 | 2010-05-22 03:00:00

5와 3분의 1이닝 무실점 호투… 두산 잡아
한화 최진행 12호 홈런… 팀 패배로 빛바래




LG 서승화(31). 야구팬이라면 대부분 그 이름 석자를 알고 있다. 2003년 국민타자 이승엽과의 주먹다짐은 팬들의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서승화는 이듬해 4차례나 퇴장당하며 한 시즌 최다 퇴장 기록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그에겐 ‘그라운드의 악동’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지난해에는 동료 후배 선수 구타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마운드보다는 마운드 아래에서 또는 그라운드 밖에서 더 유명했다.

왼손 투수로 빠른 볼을 던졌지만 불안정한 제구력은 치명적인 핸디캡이었다. 그래서 빈볼 시비가 잦았다. 오명을 자주 뒤집어썼지만 그 역시 1승이 목마르기는 마찬가지였다. 2004년 4월 23일 롯데전 이후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기에 더욱 그랬다.

올해 그는 땜질 선발 투수의 역할이 주어졌다. 4월 10일과 5월 5일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승운은 없었다.

그런 그에게 21일 소중한 선발의 기회가 찾아왔다. 상대는 역시 두산이었다. 서승화는 3회까지 매회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았다.

LG는 1회 무사 1, 2루에서 이병규와 박병호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뽑으며 서승화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회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한 그에게 최대 위기가 찾아온 건 바로 다음 이닝. 그는 2-0으로 앞선 5회 두산 최승환에게 가운데 안타를 허용한 후 두 타자 연속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투수 교체가 있을 법도 했지만 LG 박종훈 감독은 그에게 계속 마운드를 맡겼다. 두산 오재원이 때린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가 더블플레이로 연결됐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 서승화는 이성열을 삼진 처리했다. 서승화는 5와 3분의 1이닝 동안 6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2-0 승리를 이끌었다. 2219일 만에 소중한 승수를 추가한 그는 통산 2승째이자 첫 선발승의 감격도 누렸다. 2002년 입단한 그는 “신인 때부터 내 이미지가 안 좋아서 가족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감독, 코치님이 기회를 많이 주시는 만큼 착실하게 한다면 팬들도 좋게 생각할 것 같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LG는 4연승, 두산은 4연패.

KIA는 넥센을 5-3으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도 롯데를 3-2로 누르고 3연패를 끊었다. SK는 4연승 중이던 한화를 14-2로 대파했다. 한화 최진행은 1회 2점 홈런으로 홈런 단독 선두(12개)를 지켰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