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요약→응용 →다른 문장 만들기… ‘서술능력’을 키워라

박 군은 선다형 문제에서도 실수로 한 문제를 틀려 영어 과목 88점을 받았다. 박 군은 “교과서를 달달 외우고 기출문제도 여러 번 풀었는데도 영어에서 80점대를 받다니 정말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서술형 평가 비율이 대폭 확대된 뒤 치른 첫 중간고사 성적이 공개됐다. 과거 총점의 30% 정도였던 서술형 문제가 50%로 늘면서 처음 서술형 문제를 접한 많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시험이 무척 어렵다고 느꼈다. 앞으로는 한 단어로 답할 수 있었던 단답형 주관식(이하 서답형)의 출제비율을 줄이고 작문을 해야 하는 ‘진짜’ 서술형 문제 비중이 점차 늘 것으로 보여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교과서를 통째로 암기했는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서술형 문제에서 감점을 피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점수가 깎이는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응용 및 요약을 제대로 못한 경우 △수업 때 배운 문법을 ‘이해’하지 않고 ‘암기’만해서 평이한 문제인데도 못 푼 경우 △아까운 실수로 쉬운 문제를 못 푼 경우다. 나의 서술형 평가 실패 유형은 어디에 속할까? 실제 중간고사 문제를 통해 학생들의 감점 요인을 알아보고 대비법을 세워보자.

대화문을 서술형으로 바꾸는 문제다. 1, 2인칭으로 진행된 대화문을 3인칭으로 바꾸고 요약하는 것이 핵심.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제시문에 들어있는 정보는 인물이 △어디에 △언제 △어떻게 가는가 였다. ‘수미’에 대한 예시 문장을 보기에서 제시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답안에 빌의 정보를 넣어 작성하면 된다. 학생들이 쓴 대표적인 오답은 ‘Bill goes to school’이었다. ‘어디에’는 들어있었지만 ‘어떻게’ 가는지가 빠졌다. 5점 중 2점 감점이다.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이 제시하는 중학교 서술형 평가 영어과목의 채점 기준은 크게 둘로 나뉜다. ‘Fluency(유창성·알맞은 정보를 포함한 문장을 바르게 썼는가)’와 ‘accuracy(정확성·어법이나 철자에 오류가 있는가)’다. 그중에서도 점수 비중이 더 높은 것은 유창성이다. 정보를 요약하고 응용해 다른 문장을 만드는 것은 교과서를 통째로 암기하는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서울 강남구 대왕중학교 전혜래나 영어교사는 “해석하고 암기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문법에 맞게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 서술형 문제의 핵심”이라면서 “교과서 지문을 문단별로 한 문장씩 요약해보고 교사에게 첨삭을 받는 방법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난이도 중, 정답률 20%] 표현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가?
서술형 문제를 처음 접하는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자주 저지른다. 글에서 어색한 곳을 골라 고치는 문제에서 어색한 곳은 제대로 고쳐놓고 베껴 쓰는 부분의 철자를 틀린다든가 가로로 쓰는 답지에 세로로 답을 적어 밀려 쓰는 학생도 한 반에 두세 명은 꼭 있다. 학교, 학년마다 채점기준이 다르지만 아까운 실수라도 틀린 답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수 유형] 앗! 나의 실수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문제에 제시되는 조건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서울 대왕중학교 1학년 중간고사에 출제된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다음 그림을 보고 ‘there is’와 ‘there are’를 각각 이용하여 <보기>와 같이 그림을 묘사하시오’라는 문제에선 ‘각각’이라는 표현을 눈여겨봐야 한다. ‘there is’와 ‘there are’를 각각 써서 두 문장을 만들어야 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둘 다 ‘there is’로 문장을 만들거나 둘 다 ‘there are’를 써서 틀렸다. 아깝게 틀린 문제 때문에 등수가 갈리고 등급이 바뀐다는 것을 잊지 말고 주어진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도움말 서울 신목중학교 최한자 영어교사, 서울 대왕중학교 전혜래나 영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