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子之仕也는 주제를 내거는 어법으로 ‘군자의 벼슬함이란’의 뜻이다. 其義는 지난 호에 나왔던 君臣之義를 가리킨다. 道之不行은 뒤의 知의 목적어로, 앞에 두어서 강조하고 뒤에서 之로 받았다.
공자는 세상에 도가 행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국가 기구 속에서 군신의 의리를 다하여 救世(구세)의 뜻을 실천하는 것이 옳다고 여긴 것이다. 단, ‘주역’에 보면 난세에는 군자에게 벼슬하지 않는 의리가 있다. 곧, 乾卦(건괘)의 ‘文言傳’에 ‘君子遯世无悶(군자둔세무민)’이라 했다. ‘세상을 피해 은둔하더라도 근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遯은 遁과 같다. 大過卦(대과괘)의 ‘象傳(상전)’에도 ‘군자는 이 괘를 보고 홀로 서서 두려워하지 않으며 세상을 피해 은둔하더라도 근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를 근거로 정약용은 子路가 하조장인의 집으로 다시 가서 군신의 의리 운운한 것은 자로의 武斷(무단)이며 자로의 本色이라고 비판했다. 강진에 유배되어 군신의 의리를 실천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비추어 하조장인의 심경을 생각해보고 그와 같이 결론을 내린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