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안방마님 김상훈은 21일 광주 넥센전을 앞두고 다소 낙담한 표정이었다. 전날 군산 롯데전을 마치고 애지중지하던 미트를 잃어버렸기 때문.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열성 팬이 가져간 것으로 추측했다.
선수들은 자기 장비에 손을 대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포수 미트는 끼어보지도 않는 것이 예의다. 김상훈뿐만이 아니었다. 이영수도 배트 몇 자루를 분실했다. 윤석민 역시 “나는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글러브를 도난당했다”며 거들었다.
그러나 22일 KIA에 택배를 통해 미트와 배트가 전달됐다. 언론보도를 접한 팬이 마음을 고쳐먹고, “호기심에 가져갔다. 경솔했던 것 같다”며 사과의 인사까지 함께 전했다. KIA는 이 팬을 용서(?)하기로 하고, 기념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제 KIA의 장비분실목록에는 2009년 한국시리즈 당시 윤석민의 글러브만 남게 됐다.
광주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