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선경기 앞두고 양팀 대조적 모습
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한일전이라고 특별히 다른 의도를 갖고 경기를 할 생각이 없다. 여러 선수를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내내 여유 있는 표정을 지은 허 감독은 “선수들이 본선에서 강한 팀들을 만나게 되는데 어떤 분위기에서 경기를 하든 선수들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끌어낼 수 있는 경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본선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서 한일전의 의미를 강조했다. 박주영(AS 모나코)의 출전 여부에 대해 허 감독은 “박주영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출전시킬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상대팀에 혼란을 주기 위해 24일 한일전에는 선수들의 등번호를 바꿀 계획이다.
사이타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저기 사인 한 장만….”
22일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박지성이다”라는 소리와 함께 공항에 있던 사람들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축구대표팀의 출정식에 5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저마다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요청했다. 선수들은 한 걸음 나아가기가 힘들어 보였다.
비행기에 오르자 기장은 “축구대표팀을 모시게 돼 영광입니다. 허정무 감독님을 존경합니다”라며 기내 방송으로 대표팀을 맞이했다. 선수들은 고된 훈련 탓인지 대부분 잠을 청했다.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뒤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엄청난 양의 짐이었다.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에 이미 500kg의 짐을 부쳤지만 여전히 많았다. 한국에서는 김포공항까지 2.5t 차량 두 대가 동원됐다. 짐을 나르는 역할은 막내 선수들의 몫이었다. 기성용(셀틱) 염기훈(수원) 등은 거의 쉴 틈 없이 카트에 짐을 실었다. 고참 선수들은 “나도 몇 년 전까지 저랬다”며 웃었다.
버스를 타고 숙소인 도쿄 신주쿠 하이엇리전시 호텔에 도착한 대표팀은 일단 저녁식사 뒤 휴식을 취했다. 숙소는 2인 1실. 허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포지션별로 방을 배치했다. 이운재(수원)와 김영광(울산), 박지성과 김보경(오이타), 기성용과 김정우(광주), 이청용과 김재성(포항), 박주영(모나코)과 이근호(이와타), 이동국(전북)과 이승렬(서울)이 한방을 썼다.
사이타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