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비쌀때 적게 사고, 쌀때 많이 매수투자시점 분산해 ‘한방에 큰 손실’ 방지
코스트 애버리징(Cost Averaging) 효과란 주가가 높을 때는 주식을 적게 사고, 주가가 낮을 때는 많은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주식의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지는 것으로, 평균 매입단가 인하 효과라고도 합니다. 주로 적립식 투자, 즉 적립식 펀드의 장점을 설명할 때 많이 나오는 용어입니다.
적립식 투자란 주식이나 채권처럼 가격의 변동 폭이 커 투자시점을 잡기 어려운 자산에 투자할 때 유용한 방법입니다. 가격의 움직임이 클 때 잘못 투자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시점을 분산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월부터 4월까지 매월 주식형펀드에 10만 원씩 투자할 때 주가 변동에 따라 매입단가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죠. 이 기간 주가는 2월에 1월 대비 50% 하락했다가 3월에 다시 1월 대비 50% 오르고 4월에 다시 1월의 주가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가정해보겠습니다.
1월의 기준가격이 1000원이라고 하면 펀드가 설정된 첫 달인 1월에는 10만 원의 투자 자금으로 펀드 10만 좌를 매입합니다. 투자수익률은 아직까지 0%입니다. 2월에는 주가가 내려 펀드의 기준가격이 500원이 됐습니다. 2월에는 1월과 똑같이 10만 원을 투자해도 펀드 가격이 더 싸져 1월의 2배에 이르는 20만 좌를 사게 됩니다. 1월과 2월에 총 20만 원을 투자해 30만 좌를 샀으므로 평균 매입단가는 667원으로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펀드의 기준가격 500원은 내가 펀드를 산 평균매입단가 667원보다 낮아 나는 25%의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3월에는 주가가 다시 급격히 올라 기준가격이 1500원이 됐습니다. 펀드의 기준가격이 올라갔으므로 3월에 10만 원을 투자하면 6만6667좌밖에 사지 못합니다. 2월에 비하면 같은 금액을 투자하고도 3분의 1 정도밖에 매입하지 못한 셈이죠. 이 때문에 평균 매입단가는 818원으로 올라갔지만 펀드의 기준가격이 1500원이므로 83.4%의 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4월에는 주가가 다시 내려 펀드 최초 가입 시점인 1월의 주가와 같은 수준이 됐습니다. 펀드 기준가격이 1000원으로 다시 내려 나는 10만 원을 투자해 10만 좌를 사게 됩니다. 평균 매입단가는 857원으로 내렸지만 펀드의 기준가격이 1000원이므로 143원 정도 이익을 보게 됩니다.
이처럼 적립식 투자는 투자지식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부적절한 시기에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보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면 상황을 낙관해 더 투자하고 주가가 내리면 지나치게 비관해 돈을 서둘러 빼면서 투자 성과가 안 좋아지는 것과 달리 시장의 움직임과 반대로 투자하며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과거보다 영리해진 투자자들이 주가가 내린 틈을 타 펀드에 새로 가입하려는 것도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주식이 비교적 쌀 때 매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적립식 투자의 수익률을 결정하는 것은 평균 매입단가가 아니라 최종 환매시점의 주가 수준이라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적립식 투자 역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펀드에 언제 가입하느냐보다 언제 환매해 차익을 얼마만큼 실현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