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1988년 이전 수준으로
북한의 천안함 어뢰 공격과 정부의 강경한 대응조치에 따라 남북관계는 당분간 1980년대 후반 수준으로 되돌아가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남북 간 인적, 물적 교류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88년 이른바 ‘7·7선언’을 발표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고 북한이 잇달아 대남 공세를 펴면서 급격하게 위축됐다.
1989년 6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지침’이 시행된 이후 시작된 남북 간 인적 교류는 2006년에는 연간 왕래 인원이 1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에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제외한 북한지역 방문 및 제3국에서의 북한 주민 접촉을 불허키로 한 것은 남북관계가 20년 전으로 돌아갔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조치다. 2005년 남북해운합의에 따라 열린 뱃길이 닫히고 2004년부터 시작된 경의선과 동해선 육로통행 역시 풍전등화의 상황이다.
1988년부터 시작된 남한 기업인들의 대북 교역 및 투자가 중단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98년 시작된 금강산관광사업이 2008년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중단된 데 이어 2004년 시범단지 운영이 시작된 개성공단도 북한의 통행 차단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평양 등 북한 내륙에 투자한 경협기업들도 사업을 철수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