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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연의 편지] “지성아, 중요한 순간 골로 국민에게 ‘한 턱’ 쏴!”

입력 | 2010-05-25 14:46:45


‘기분 좋은 짠돌이’ 지성아!!

훗훗. 왜 짠돌이냐고? 그리고 짠돌이면 짠돌이지 기분 좋은 짠돌이는 뭐냐고?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 너무 노여워 말고 이 편지를 끝까지 읽어보렴.

지성아.

네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팀플레이지. 그것을 위해서는 너 자신이 돋보이는 것보다 때로는 희생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너의 지론도 충분히 이해해. 일본 J리그 시절 바로 옆에서 너 운동하고 플레이하는 모습 늘 지켜봤는데 왜 네 마음을 모르겠니.

그래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는 형으로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부디 이번에는 ‘양보’보다 ‘욕심’을 더 내 다오.

너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야.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팀을 또 대표하는 선수고. 팀을 위해서는 월드컵에서 네가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힘을 조금 아주 조금 아껴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폭발력을 발휘해서 승리를 책임지는 모습을 꼭 보고 싶구나.

아차. 그나저나 왜 짠돌이라고 했냐고?

솔직히 너 우리 만날 때 지갑에 돈 많이 안 넣고 다니잖아 ^^;. 그래도 한 번 쏠 때는 제대로 크게 한 턱 쏠 정도로 화끈하다는 것도 잘 알아. 그래서 내가 널 좋아하잖니.

우리에게 한 턱 크게 쏠 때처럼 이번 월드컵에서도 평소엔 힘 조금 아껴뒀다가 정말 중요한 순간에 꼭 골 넣어달라는 의미였어. 이해하지?

지성아.

남은 기간 정말로 부상 조심하고 남아공에서 골 넣고 포효하는 네 모습 기대하마.

2010년 5월
싱가포르에서 효연 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