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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A식 돈줄죄기’ 전세계 동참 유도…北 못견디게 압박

입력 | 2010-05-26 03:00:00

■ 한미, 유엔 안보리 통해 할수있는 3대전략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외교전쟁의 가장 중요한 승부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다. 한국 정부는 이미 천안함 사태를 유엔헌장 위반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남북 간 합의 위반으로 규정했고 유엔 안보리 회부 방침을 밝혔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는 안보리 소집에 이은 결의안 채택 과정까지 3, 4주 이어질 ‘외교전쟁’에 대한 준비태세를 단단히 하고 있다.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1874호 결의안 이행을 위해 만들어진 대북제재 위원회 역시 법률검토 작업과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조치 필요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될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와 향후 필요한 조치와 관련한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1874호 결의안 채택 때 호흡을 맞췄던 박인국 유엔 주재 한국대사와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다시 긴밀한 공조 라인을 가동했다.》
① 김정일 통치자금 통로 원천봉쇄하라
2005년에도 北가장 아프게 했던 조치

한국과 미국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의 강화라는 것이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무기 수출 길을 막고 위조지폐나 담배 밀수와 같은 불법거래를 통해 해외에서 조성된 김정일 정권의 통치자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통로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

외교소식통은 “쉽게 말하면 미국이 북한에 가했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식 제재를 모든 국가가 북한에 가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DA은행식 금융제재란 미국이 마카오에 있는 은행인 BDA은행을 북한의 불법자금 거래의 창구로 지목해 북한의 통치자금 2500만 달러를 자산동결한 것을 말한다.

2005년 9월 제재에 착수해 2년 이상 지속된 이 조치는 북한을 가장 곤경에 빠뜨렸던 제재조치로 평가된다.
② 안보리 결의 1874호를 확대 강화하라
유엔회원국 제재 동참 北숨통 조이기


한미 양국은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북한이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의 핵실험이라는 ‘악행’을 저질렀을 때 채택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결의안인 1718호와 1874호를 확대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잇단 핵실험 감행으로 지역의 안보질서를 파괴하던 북한이 명백한 전쟁행위로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만큼 각국 정부가 더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현행 제재 결의를 강력히 이행토록 촉구한다는 것.

192개 유엔회원국 중 47개국만이 제재위원회에 대북제재 상황을 보고하고 있을 정도로 다소 미온적인 대북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북한의 고통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북한의 대외거래에 대한 국제적 감시공조 체제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③ 국제사회 새 제재결의안 채택하라
외교무대에선 상징성과 명분도

한미 양국은 국제 외교무대에서 실질적인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명분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새로운 도발행위에 따른 제재결의안 채택이라는 상징성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해 서방세계 대부분 국가의 찬성을 토대로 내놓은 새로운 제재결의안이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할 경우 자칫하면 외교전쟁에서 북한에 패배했다는 인상을 남길 수도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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