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대변신 시도
고산지대 신비 간직한 사라오름 한라산이 다양한 비경을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탐방로를 개설하는 등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고산지대 산정화구호의 신비를 간직한 사라오름이 올해 말 일반인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임재영 기자
해발 1325m ‘사라오름’
참빗살나무-야광나무 울창
서귀포시 지역이 한눈에
연내 탐방로-전망대 갖춰
해발 1700m ‘선작지왓’
국내 보기 드문 고산평원
진달래-철쭉 곳곳서 향연
한라산이 40년 만에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1970년 한라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등산로는 어리목, 영실, 관음사, 성판악, 돈내코 등 5개 코스를 유지했다. 정상으로 향하는 백록담 부근 코스 가운데 일부가 조정되기는 했지만 큰 틀에는 변함이 없었다.
24일 오후 성판악 코스를 따라 오르다 ‘사라샘’을 지난 뒤 남쪽 방면으로 빠졌다. 과거 탐방객들이 몰래 다녀온 흔적이 남아 길이 파여 있다. 300여 m를 올라 정상에 다다랐다. 눈앞에 시원한 산정화구호가 펼쳐졌다. 바깥둘레 200m, 담수호 지름은 80∼100m에 이른다. 바닥은 검붉은 화산탄층으로 이끼류를 제외하고는 습지식물을 보기 힘들었지만 진달래꽃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주변에 참빗살나무, 아그배나무, 물푸레나무, 야광나무가 울창하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를 흐르는 신례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화구호를 돌아 반대편으로 나간 순간 서귀포시 지역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시야가 확 트였다. 성널오름이 손에 잡힐 듯하고 논고악, 보리악 오름과 서귀포 앞바다 무인도인 섶섬도 보였다.
한라산국립공원은 사라오름에 올해 말까지 탐방로와 전망대 시설 등을 갖춘다.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 등산로 외에 새로운 코스를 열기로 한 것. 한라산 정상으로만 몰리는 등산객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사라오름에 이어 진달래와 철쭉이 집단으로 자생하는 선작지왓을 둘러보는 체험 탐방로를 조성한다. 선작지왓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고산평원으로 제주달구지풀, 두메대극, 구름떡쑥, 한라돌창포 등 고지대 식물의 보고로 일컬어지고 있다. 영실 코스, 돈내코 코스 등에 일부 포함되기는 했지만 선작지왓의 진면목을 보기에는 부족해 새로운 코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내년 봄에는 한라산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 철쭉의 향연을 직접 볼 수 있다.
강성보 한라산국립공원 관리보호부장은 “해발 800m 내외인 석굴암 탐방로를 비롯해 성판악 안내소를 새로 단장하고 훼손지에 대한 식생 복원을 올해 말까지 추진한다”며 “한라산 비경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탐방환경을 만들어 세계자연유산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