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국내에서는 낯선 보트쇼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1950년대 유럽의 해양레저 장비와 부품업체, 서비스 업체 및 관련 단체가 일정 기간 한 장소에 모여 제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행사를 열었는데 그것이 보트쇼의 시작이다. 보트쇼는 제품의 거래뿐만 아니라 기술과 정보를 교환하는 인적 물적 네트워킹의 장소가 됐다. 그 후 보트쇼는 미국과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시아로 퍼져 나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보트와 해양레저장비의 90% 이상이 보트쇼를 통해 거래된다.
이런 이유로 해서 해양레저산업 선진국은 자국에서 개최하는 보트쇼를 1, 2가지씩 갖게 됐다. 세계 어디에선가 매달 1회 이상의 보트쇼가 열리는 이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개념의 보트쇼가 막 시작했다. 경남에서 처음 열린 보트쇼는 2008년부터 매년 6월 경기 화성시 전곡항에서 개최되는 경기국제보트쇼라는 이름으로 상설화됐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출전하는 세계요트대회를 동시에 개최하여 보트쇼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첫째, 세계적 수준의 조선과 정보기술(IT) 산업, 자동차산업의 기반은 해양레저산업을 경쟁력 있는 수출산업으로 만드는 데 커다란 이점이다. 둘째, 국내의 일부 보트제조업체는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완성보트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해양레저 산업의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은 아시아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만큼 산업적 기반과 기술적 여건을 갖춘 나라는 없다. 베트남과 태국은 인건비 같은 생산원가가 싼 반면 기술과 산업적 기반이 받쳐주지 못해 적정한 품질을 내지 못한다.
대형 조선에 이어 소형 선박 위주의 해양레저 산업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가 오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업계는 현명한 판단으로 이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잠재 역량은 충분하지만 지자체나 기업, 대학이 각자 추진하기 어려운 기술적, 전략적 분야가 있으므로 국가 차원의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
보트쇼와 요트대회는 전시 이벤트가 아니라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요트를 개발하고 해양레저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요트를 살 여력도, 탈 시간도 없는 많은 전문가가 한목소리로 요트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창하는 이유는 신성장 동력으로 필요한 품목이라는 데 공감하기 때문이다.
신종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대한조선학회
해양레저선박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