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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인터넷 ‘배신男 사냥’

입력 | 2010-05-28 03:00:00

“애인이 몰래 결혼” 글 올리자
누리꾼들, 신원-사진 추적 공개




국내 유력 대기업에 다니는 한 남성이 5년간 사귄 여자친구 몰래 다른 여성과 결혼하려 한다는 내용의 글이 인터넷에 확산되면서 개인 신상정보가 무차별로 노출되고 있다.

네이트 등 주요 웹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26일 오후부터 자신을 29세 여성이라고 밝힌 A 씨(29)의 글이 게재되기 시작했다. 이 글에 따르면 2005년 9월 A 씨가 재학 중인 대학교에 B 씨의 회사 취업 부스가 설치되면서 이들의 인연이 시작됐다. 취업상담을 받으러 간 A 씨는 당시 신입사원이던 B 씨를 만났다. 서로 호감을 느낀 이들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B 씨는 A 씨의 부모에게 ‘결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3월 B 씨는 갑자기 “부모님께서 따로 생각해오던 짝이 있다”고 고백했다. B 씨는 “너를 사랑한다. 집에서 포기할 때까지 1, 2년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B 씨는 최근 A 씨에게 “미국으로 출장을 가게 돼 연락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 씨는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 웨딩플래너 블로그에서 B 씨가 29일 다른 여자와 결혼한 후 신혼여행을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의 글은 인터넷에 급속히 확산됐다. 누리꾼들은 B 씨의 얼굴사진, 신상정보, 휴대전화 번호뿐 아니라 B 씨 부모의 실명, 결혼할 여성의 실명과 사진, 이들의 웨딩사진과 결혼 장소를 찾아내 다른 인터넷 게시판, 블로그 등에 무차별적으로 퍼 날랐다. B 씨가 다니는 기업에서는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이 맞으며 인터넷에 도는 소문이 어느 정도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