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올해는 첩첩산중이다. 남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없고 북한 문제까지 겹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는 물론이고 심지어 제2의 금융위기설도 나온다. 금융위기 이후 놀랄 정도로 빠른 경기회복세에 슬며시 목소리를 낮추었던 비관론자들이 힘을 받기 시작한다. 사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사태가 예사롭지 않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유럽사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결함이기 때문에 부실채권 매수나 통화의 공급만으로 호전되기 힘들다는 것쯤은 이해할 수 있다. 또 남북문제도 려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 우선 유럽 사태는 사실 벌거벗은 임금님의 우화와 비슷하다. 유럽은 지난 20년간 경제성장 수준을 넘는 과도한 복지정책을 써왔다. 시한폭탄임을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정치적 문제로 외면해 왔을 뿐이다. 지금의 재정위기 사태는 묵혀 왔던 문제가 터진 것에 불과하다. 그리스 사태를 계기로 유럽 각국 정부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줄이는 작업을 시작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발전이다. 일부에선 유럽의 긴축정책이 경기회복세를 늦출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어차피 정부의 힘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 와중에 민간 부문이 견조하게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공포에 사로잡힐 이유가 없다.
북한 문제 역시 지난 60년간 벌어졌던 수많은 사건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 1980년대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옛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부를 정도로 대결 국면이 심각했다. 하지만 양측은 결국 극적으로 무기 감축에 합의했고 소련은 붕괴됐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