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지역 한눈에 보고 신속 복구
아이티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4일 뒤인 1월 16일 아리랑 2호가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 축구 경기장에 시민이 대피한 모습을 포착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 사진을 아이티 정부에 기부했다. 사진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천용식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위성운용실장은 세 달 전쯤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발신인은 ‘인터내셔널 차터(International Charter)’ 사무국. 1월 아이티 지진 참사 당시 항우연이 아리랑 2호로 피해 지역을 촬영해 위성영상을 무상으로 제공한 데 대한 감사 인사였다.
최근 세계적으로 위성영상 ‘기부’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음 달부터 공식적으로 위성영상 기부국 대열에 합류한다. 천 실장은 “다음 달 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차터 이사회에 참석한 뒤 정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가 운용 중인 지구관측 위성은 아리랑 2호가 유일하다. 2006년 7월 발사한 아리랑 2호에는 해상도 1m급 광학카메라가 달려 있다. 이 정도면 인터내셔널 차터에서 활동하는 미국위성 퀵버드 다음으로 고품질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퀵버드의 해상도는 해상도 60cm급이다.
12월 발사 예정인 아리랑 5호에 거는 기대도 크다. 아리랑 5호에는 영상레이더가 달려 있어 구름 낀 날이나 야간에도 촬영할 수 있다. 천 실장은 “아이티에서는 구름이 많은 탓에 아리랑 2호가 지구를 20번이나 돌아야 제대로 된 영상을 한 번 찍을 수 있었다”면서 “연말에 아리랑 5호가 활동을 시작하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영상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