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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재테크]다주택자 세금 줄이려면

입력 | 2010-05-29 03:00:00

토지는 배우자, 건물은 아들에게 증여
중과세 피하고 증여세 부담 덜 수 있어




김모 씨(55)는 1년 10개월 전에 경기 용인시의 새 아파트에 입주했다. 전에 살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단독주택(취득가액 2억 원, 현재가액 5억5000만 원)이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앞으로 2개월 안에 팔아야 한다. 하지만 원하는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고민이다. 김 씨가 2개월 내에 팔지 못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주택자가 된다. 다주택자가 되더라도 올해 안에만 팔면 일반세율(6∼35%)이 적용돼 약 1억1700만 원의 세금을 내면 되지만 내년부터는 중과세율(50%)이 적용돼 1억9100만 원을 내야 한다.

김 씨로서는 남은 2개월 안에 양도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지만 무리하게 싼값에 팔고 싶은 생각은 없다. 차라리 아들에게 증여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증여세가 만만치 않다.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다. 이 경우 6억 원까지는 증여세가 없고 증여받은 배우자가 5년 뒤 양도할 경우 현재 주택가액이 취득가격으로 인정돼 양도차익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다주택자로서 양도 시 중과세율(50%)이 적용된다는 단점이 남아 있어 망설여진다.

김 씨가 어떤 결정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방배동 주택을 갖고 있다가 5년 뒤 7억 원에 양도한다고 가정하자. 양도차익 5억 원에 50%의 중과세율이 적용되므로 약 2억7300만 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김 씨가 계속 보유하기로 하더라도 내년부터는 다주택 중과세가 적용돼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에 방배동 주택을 이대로 둘 순 없다는 것이다.

고민 끝에 김 씨는 장점만을 모은 묘안을 생각해냈다. 방배동 주택의 토지는 배우자에게 증여하고 주택 건물은 아들에게 증여하기로 한 것. 배우자가 주택 부수 토지만 소유하는 경우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보지 않아 다주택 중과세를 피해갈 수 있다. 또 단독주택의 경우 건물 평가액이 높지 않기 때문에 아들에게 증여할 경우 증여세 부담이 적다는 점도 활용했다. 방배동 주택의 토지 시가는 5억 원, 건물은 5000만 원이다. 토지를 배우자에게 증여할 경우 6억 원을 넘지 않아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아들은 건물 증여분에 대해 180만 원만 내면 된다. 두 사람의 취득·등록세까지 포함하면 세 부담은 총 2380만 원이다.

이 경우 절세 효과는 얼마나 될까. 추후 방배동 주택을 양도할 때 아들은 주택 부분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배우자의 토지 부분은 양도차익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주택 중과세도 피해갈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5년 뒤에 방배동 주택을 7억 원에 양도할 경우 아들은 주택 부분(5000만 원)에 대해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토지만을 보유한 배우자는 양도차익 1억5000만 원(토지 양도가액 6억5000만 원―취득가액 5억 원)에 대해 일반세율로 과세돼 약 3100만 원의 양도세를 부담할 것이다. 증여세, 취득·등록세까지 합하면 세 부담은 약 5480만 원. 김 씨가 계속 보유하다가 양도할 경우보다 2억2000만 원 정도 절세가 가능한 셈이다.

김 씨와 같은 다주택자라면 증여 시 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다주택자 중과세를 피하고 향후 양도세까지 줄일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용준 미래에셋증권 세무컨설팅팀장(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