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뜨내기정당 아니다”“지지율 표로 보여달라”민심기행하며 투표 독려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가 28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주먹을 들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남양주=이종승 기자
“때마다 간판 바뀌는 식당에 가서 음식 먹을 수 있나요. 도지사 후보 그 사람(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 나온 당은 번호가 7번인가요, 8번인가요? 생긴 지 6개월도 안 됐죠? 그런 데는 찍어주면 안 되겠죠.”
28일 오전 11시 40분 경기 하남시 GS슈퍼마켓 앞 도로변 유세차량에 오른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는 ‘신용’이란 화두를 꺼냈다. 유 후보의 잦은 당적 변경과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야권의 이합집산을 겨냥한 것이었다. 김 후보는 국민참여당과 단일화를 한 민주당에 대해 “선거 때마다 간판 바뀌는 당”이라며 “한나라당은 선거 끝나면 보따리 싸들고 떠나는 뜨내기 정당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유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유세 지역에선 현안 문제로 표심을 공략했다. 이날도 남양주에선 신도시 개발과 자신이 추진해온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의 확장, 서강대 캠퍼스 유치 등을 강조했고 하남에선 그린벨트 해제 등 지역개발을 약속했다. 여주군에선 남한강정비사업과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여주 나들목 조기 개통 등을 통한 관광자원 개발, 하이닉스반도체 등 공장이 많은 이천시에선 ‘24시간 보육시설’ 확대와 영유아 무료 예방접종 등을 공약했다.
김 후보는 남양주와 하남 등의 유세에서 “(상대 후보가) 이것저것 하겠다고 하는데 말을 달콤하게 한다고 도시가 발전하는 게 아니죠. 대통령 도움도 좀 받고 도지사 지원도 받으려면 기호 1번을 찍어주셔야죠”라고 강조했다. 여주에선 논란이 된 4대강사업과 관련된 남한강 정비사업을 거론하며 정부 정책을 강력히 홍보했다. 김 후보가 “여주군민은 대다수가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데 반대 데모하면 여주에 와서 해요. 여주는 남한강정비사업 끝내고 나면 시로 승격될 것입니다”라고 하자 군중 속에서 “그 말이 맞지. 여주 사람은 다 찬성하지”라고 맞장구를 치는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현지인 신경하 씨(50)는 “4대강사업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요즘 하루 평균 자동차로 350km에 이르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도 남양주를 시작으로 마지막 유세지인 의왕시까지 6곳을 찾았다. 김 후보는 장기간 ‘외박’이 이어지는 데다 많아야 하루 4, 5시간 수면을 취하는 탓에 이동 중 차안에서 ‘토막잠’을 자는 일도 잦지만 일정을 건너뛰는 일은 거의 없다.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손원희 후보 수행실장은 “‘더 낮은 곳으로 더 뜨겁게’라는 슬로건처럼 끝까지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주·하남=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동아일보 이종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