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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300만엔 이상 北송금땐 신고” 독자적 대북제재

입력 | 2010-05-29 03:00:00

하토야마 총리, 29일 ‘천안함 용사 묘소’ 참배




일본 정부는 28일 각료회의를 열어 북한과 관련한 돈의 이동을 엄격히 규제하는 내용의 대북제재 강화 조치를 결정했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일본이 독자적으로 대북제재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르면 북한으로 송금할 때 재무상에게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기준액은 현행 1000만 엔에서 300만 엔(약 3914만 원)으로 대폭 낮춰졌다. 북한을 방문하는 사람이 당국에 신고해야 하는 현금 한도도 30만 엔 이상에서 10만 엔 이상으로 강화됐다. 북한으로의 자금 유입을 엄격히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일본은 현재 실시하는 대북 무역규제도 더 엄격하게 하기로 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제3국을 경유한 우회적 (대북) 수출입을 방지하기 위해 관계 부처는 한층 긴밀히 연계해 엄격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은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납치, 핵, 미사일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을 취하지 않는 가운데 한국의 천안함에 대한 어뢰공격이라는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신속한 제재조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본이 이번 주말에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독자적으로 제재조치를 취함으로써 중국의 동참을 촉구하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일본은 북한이 과거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했을 때부터 이미 엄격한 대북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의 추가 제재가 북한 압박 효과로 나타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참의원은 영해는 물론 공해에서도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을 검사할 수 있는 화물검사특별조치법을 이날 통과시켰다. 20일 중의원을 통과한 이 법은 이날 참의원 통과로 7월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지난해 6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후 제출돼 오랫동안 국회에 계류돼 왔으나 천안함 사건의 영향으로 신속히 통과됐다. 하토야마 총리는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이후인 24일 화물검사특별조치법안을 서둘러 가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한일중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는 하토야마 일본 총리가 29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천안함에서 산화한 46명의 용사들과 한주호 준위의 묘소를 참배할 예정이라고 외교소식통이 28일 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현충원을 방문한 뒤 오후 제주도로 내려가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