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갯벌/유현미 글·김준영 그림/60쪽·1만5000원·호박꽃얘들아, 갯벌에 뭐가 사는지 아니?
짱뚱어는 전남 순천만처럼 깨끗한 갯벌을 좋아한다. 두 눈이 머리 꼭대기에 뽈록 튀어나와 있고 눈 사이가 좁아 우스꽝스럽다. 짱뚱어는 늦가을이면 갯벌 속 깊이 들어가 늦은 봄까지 겨울잠을 잔다고 해서 ‘잠퉁어’라고도 한다. 수컷들은 짝짓기 철이면 등지느러미를 날개처럼 활짝 펴고 30cm 이상 펄쩍 뛰어오른다. 말뚝에도 잘 올라간다고 해서 이름 붙은 말뚝망둥어는 짱뚱어 알을 훔쳐 먹기도 한다.
집게는 갯바위 물웅덩이에 주로 산다. 고둥이 발발대면서 움직인다 싶으면 그건 틀림없이 집게다. 집게는 빈 고둥 껍데기 속에 들어가 살기 때문이다. 집게는 다른 게와 달리 단단한 등딱지가 없어 부드럽고 약한 몸을 지키기 위해 고둥 껍데기 속에 집을 짓는다. 집게는 몸이 자랄 때마다 더 큰 집을 찾아 이사한다. 제주도에서는 ‘거들레기’라고 부른다.
저자와 삽화가가 2년 동안 곳곳의 갯벌을 찾아다니며 글과 그림으로 생명의 현장을 기록했다. 각종 생물과 가을 단풍이 든 칠면초 군락지를 생생하게 묘사한 세밀화가 갯벌의 이해를 돕는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