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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황금의 시대

입력 | 2010-05-29 03:00:00

◇황금의 시대/이붕 지음·이성희 옮김/320쪽·1만5000원·프롬북스

뉴턴은 왜 연금술사가 되려고 했을까




중세에 수많은 사람을 매혹시킨 연금술은 17세기에 이르러 점차 사라졌다. 그러나 17세기에도 이 ‘마법’에 매혹된 과학자가 있었다. 바로 만유인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었다.

1669년 연금술 실험을 시작한 뉴턴은 30년 동안 100만 자 분량의 관련 저술을 남겼다. 연금술에 관한 책 169권을 소장하기도 했다. 뉴턴의 친필 원고를 대량 보유했던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그에 대해 “이성시대의 1인자가 아니라 역사상 최후의 연금술사였다”고 평가했다.

황금의 어떤 속성이 뉴턴 같은 과학자조차 이성을 잃게 만든 것일까. 중국의 역사서적 전문작가인 저자는 인류 욕망의 상징인 황금의 역사를 조명한다.

고대인은 황금을 태양과 동일시해 숭배했다. 고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살던 셈족은 황금 숭배사상을 전파한 주인공이었다. 수원(水原)을 찾아 양떼를 몰고 이동한 이들의 영향으로 수메르, 페니키아, 바빌로니아 문명이 탄생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황금 장식품은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 유역에서 나온 5000년 전 유물인데 이 유물도 셈족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품들은 황금 세공기공 기술 덕분에 탄생했다. 14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공예품 작업실에서는 대리석 조각과 함께 금 세공이 이루어졌다. 당시 부자들은 공예품보다 금을 모으는 데 더 열중했고, 이에 따라 금세공 기술이 절정에 이르렀다. 조각가로 알려진 안드레아 피사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승인 안드레아 베로키오 등은 모두 금 세공사 출신이었다.

현대에도 금의 가치는 빛을 잃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금고는 122개의 밀실로 이루어졌으며 합치면 축구장 절반만 한 크기다. 이곳에 4조 달러에 이르는 금괴와 현금이 있으며 60개국의 중앙은행들이 이곳에 황금을 보관하고 있다. 지하 25m 화강암 지층에 자리한 금고는 일반인이 출입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보안이 철저하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