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시대/이붕 지음·이성희 옮김/320쪽·1만5000원·프롬북스뉴턴은 왜 연금술사가 되려고 했을까
1669년 연금술 실험을 시작한 뉴턴은 30년 동안 100만 자 분량의 관련 저술을 남겼다. 연금술에 관한 책 169권을 소장하기도 했다. 뉴턴의 친필 원고를 대량 보유했던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그에 대해 “이성시대의 1인자가 아니라 역사상 최후의 연금술사였다”고 평가했다.
황금의 어떤 속성이 뉴턴 같은 과학자조차 이성을 잃게 만든 것일까. 중국의 역사서적 전문작가인 저자는 인류 욕망의 상징인 황금의 역사를 조명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품들은 황금 세공기공 기술 덕분에 탄생했다. 14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공예품 작업실에서는 대리석 조각과 함께 금 세공이 이루어졌다. 당시 부자들은 공예품보다 금을 모으는 데 더 열중했고, 이에 따라 금세공 기술이 절정에 이르렀다. 조각가로 알려진 안드레아 피사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승인 안드레아 베로키오 등은 모두 금 세공사 출신이었다.
현대에도 금의 가치는 빛을 잃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금고는 122개의 밀실로 이루어졌으며 합치면 축구장 절반만 한 크기다. 이곳에 4조 달러에 이르는 금괴와 현금이 있으며 60개국의 중앙은행들이 이곳에 황금을 보관하고 있다. 지하 25m 화강암 지층에 자리한 금고는 일반인이 출입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보안이 철저하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