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양인자 외 글·김영갑 사진/60쪽·1만5000원·호박꽃사진으로 보고 느끼고 살다
김 씨는 변변한 학력도, 가족도 없었다. 제주도에 매료돼 1982년부터 들판과 구름, 바다를 앵글에 담았다. 필름이 떨어지면 막노동을 했으며 그렇게 사진을 찍다 루게릭병에 걸렸다. 2002년 여름 불편한 몸을 이끌고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조해 그동안 찍은 20여만 장의 사진을 전시할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열었다. 김 씨는 2005년 숨을 거뒀지만 갤러리는 사진 마니아들이 꼭 한 번은 들르는 제주도의 명물이 됐다.
사진작가 권혁재 씨는 김 씨에 대해 “그는 사진으로 보고 느끼고 살며 이야기했다”며 “그가 찍은 바람에 누인 들꽃, 회오리에 휘도는 나목조차 씨줄과 날줄처럼 어우러진 만 가지 생명의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