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가로챈 혐의 입건
강모 씨(49)는 기적적으로 간암을 극복한 목사로 유명해졌다. 2008년 개설된 강 씨의 블로그는 누리꾼 60만 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였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강 씨는 암환자도, 목사도 아니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간암을 극복한 목사 행세를 하면서 암환자와 그 가족에게서 각종 후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강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의 사기는 2003년부터 시작됐다. 강 씨는 웹 사이트를 개설한 후 “간암에 걸렸지만 2년간 투병 끝에 극복했다”며 암을 고친 과정을 소개했다. 또 자신이 목사라고 밝힌 후 암환자를 위한 기도를 요청받거나 암을 이기는 식사법을 게시판에 올렸다. 그의 간암 극복기가 워낙 절절하고 암 관련 정보가 알차다 보니 환자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강 씨는 2003년 한 일간지와 인터뷰까지 했다.
하지만 강 씨는 간암을 앓은 적도 없는 가짜 환자로 드러났다. 강 씨는 블로그 등을 통해 알게 된 암환자 가족들에게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돕자”며 후원금 명목 등으로 1000여만 원을 걷었다. 하지만 후원금을 어디에 썼는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환자 가족들에게 고소당했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강 씨는 “신학교에 다닌 적도, 암에 걸린 적도 없다”며 “생활비가 필요했다”고 진술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