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전 2020’ 채택북핵해결-경제통합 추구국방당국 대화 개설도 검토
한일 정상 부인 ‘아쉬운 작별’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왼쪽)와 일본 총리 부인 미유키 여사가 30일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오찬을 함께한 뒤 부둥켜안으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 부인은 방한하지 않았다.서귀포=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9일부터 이틀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3차 한일중 정상회의를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내년에 한국에 설립될 ‘한일중 3국 협력 사무국’은 세 나라의 교류와 협력을 지원하는 실무기구다. 이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2차 정상회의에서 제안했으며 이번에 정상들이 설립각서를 체결함으로써 결실을 보게 됐다. 사무국은 정상회의와 외교장관회의 등 세 나라 사이의 각종 협의 틀을 운영하고 관리하게 된다. 비전 2020은 협력관계 제도화, 경제협력, 지속가능개발 및 환경보호, 인적·문화적 교류협력, 평화와 안정을 위한 공동노력 등 5개 부문, 41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3국 국방당국 간 대화 개설 가능성 모색 △북핵 문제 해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및 경제통합 추구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 협력 강화 △인적 교류 증진 △마약퇴치 공조 등의 내용을 담았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핵화된 한반도가 동북아의 지속적인 평화, 안보, 경제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한다. 이를 위해 6자회담 과정을 통해 공동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라고 명시했다.
한편 한일 두 정상은 29일 별도의 양자회담을 갖고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FTA 협상 재개를 위해 현재 양국 간에 진행 중인 사전 협의의 격을 (고위 관료가 참석하는 쪽으로) 높여 협상을 좀 더 본격화하자”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최근 잇달아 일본에서 철수한 사례를 거론하며 일본의 비관세 장벽이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토야마 총리는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폐쇄적인 유통구조와 관행이 있다면 없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서귀포=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