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최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이 곳 출신의 흑인 여성 안무가 넬리시웨 사바 씨(40)가 한국을 찾았다. 1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플래스티사이제이션'을 무대에 올리는 그를 30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만났다.
사바 씨는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등 사회적, 정치적 주제를 담은 작품을 발표해왔다. '플래스티사이제이션'도 물질문명에 대한 비판과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살아가는 남아공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 작품 속에서 저는 네 켤레의 신발을 신어요. 하이힐과 토슈즈, 고무부츠, 그리고 운동화죠. 이는 흑인과 백인, 유럽과 아프리카, 전통과 현대 등 상이한 문화를 상징합니다."
그가 태어나 자란 요하네스버그 시 소웨토는 흑인 거주지역으로 1976년 600여 명이 사망한 '소웨토 반란'이 일어나는 등 인종차별 반대운동이 격렬했던 곳이다. "어린 시절 시위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이 죽고 다쳤고, 학교가 1년 가까이 쉴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때의 경험은 내게 계속해서 싸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의지를 주었다"고 사바 씨는 말했다.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그는 "줄루 댄스(남아공의 대표적인 전통춤)는 추지 않는다"며 웃었다. "제 자신을 '흑인 여성' 안무가로 소개하고 싶지 않아요. 전 그저 요하네스버그 출신 현대 무용 안무가일 뿐이거든요. 한국 관객들이 직접 제 작품을 보고, 그 속에서 저를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2만원. 02-765-5351,2. www.modafe.org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