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평가 강화로 1등급씩 하락… ‘최고한도 지급’ 제동“지난해 연봉 5% 삭감했는데 또…” 직원들 불만 고조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국책은행 3곳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모두 ‘A등급’으로 평가하고 이를 각 은행에 통보했다. 국책은행들은 2007년 경영평가가 시작된 후 2년 연속으로 가장 높은 S등급을 받았지만 이번에 한 등급 떨어진 것이다. S등급을 받으면 성과급을 최고한도까지 줄 수 있지만 A등급을 받으면 최고한도의 90%까지만 줄 수 있다.
국책은행들의 평가등급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성과급 잔치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위가 평가 기준을 엄격하게 바꿨기 때문이다.
과도한 성과급이 문제가 되자 금융위는 지난해 S등급 기준을 90점 이상에서 95점 이상으로 높이고 조직관리 평가 등 비(非)계량 항목의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평가 기준을 바꿨다. 등급별 점수 차등 폭도 늘렸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 후하게 점수를 줬다는 지적에 따라 전반적으로 엄격하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에 따라 기업은행은 이날 중간 직급 직원(대졸, 군필 기준 16∼17년차)을 기준으로 월 기본급의 247.5%인 798만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S등급이면 886만 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등급이 깎이면서 88만 원가량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월 기본급의 180%인 707만 원, 수출입은행은 월 기본급의 135%인 524만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지난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국책은행들의 평균 연봉을 5% 깎은 데 이어 이번 조치로 연봉의 약 1%를 추가로 삭감했다”며 “결국 연봉이 6%가량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봉에 이어 성과급도 깎이면서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국책은행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국책은행의 한 직원은 “성과급은 기존에 받던 상여금의 일부를 전환한 것으로 직원들은 당연히 받는 급여로 생각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했는데 평가 결과가 안 좋다는 이유로 급여가 깎이게 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