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이외에도 3분기 초반까지 주식시장 여건은 썩 좋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는 경제의 성장 속도가 둔화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각 국가의 성장속도에 주목할 때이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4월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전월 대비 0.2% 하락하면서 연초 이후로 3개월 연속 둔화되고 있다. 중국 물류구매연합회에서 발표한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월에 53.9를 기록해 4월의 55.7보다 낮아졌다. 50 이상의 수치는 경기가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6월 초에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들은 4, 5월 정책 효과로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5월 미국 신규 고용은 50만 개가량 늘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지수가 58.7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성장을 예고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성장 지속만으로는 주식시장에 잠재되어 있는 불안심리를 잠재우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하반기에는 정책 효과가 약화되고 유럽 재정위기의 충격이 전 세계로 확대될 수 있어 지금 발표되는 2분기 지표의 긍정적 영향력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중국 부동산경기 둔화 모습도 아직은 윤곽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부동산경기 동향에 따라 정책기조가 변화될 수 있으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것이다.
결국 3분기는 각 국가의 경기 둔화 속도를 확인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재정 개선의 효과가 전 세계에 어떻게 파급되는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어떤 형태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기업 이익이 견조하게 유지되는지도 관심을 둘 부분이다. 재정위기의 고비를 넘긴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주식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