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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 특집 1부] 컴퓨터 부품들의 대향연, 대만 컴퓨텍스 2010

입력 | 2010-06-03 11:49:53


 


며칠 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월드 IT쇼'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이곳 대만 컴퓨텍스에서도 3D 영상 기술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TV를 넘어 컴퓨터, 노트북, PMP와 스마트폰까지 3D 영상 솔루션이 적용되어 방문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역시 요즘 사용자들은 '눈으로 잘 보이는 것'에 즉각적이고 확실한 반응을 보이는 듯하다.



이외에 인텔, AMD를 필두로 굴지의 대만 컴퓨터 부품 기업들이 저마다 자사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이 중에는 조립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냉각/쿨링 제품이 눈에 띄고, 케이스와 전원공급기(파워서플라이) 제품도 다양하게 전시되고 있다. 군사 작전용 특수 컴퓨터도 공개되어 방문자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이번 컴퓨텍스 타이페이 2010은 대만의 무역 센터 1, 3 전시장(유무선 네트워크/주변기기/통신기기/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등)과 난강 전시장(컴퓨터 부품/스토리지/소프트웨어/한국 제품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본 1부 기사에서는 난강 전시장의 제품만을 다룬다).

난강 전시장 한구석에는 한국 업체들을 위한 별도의 부스 공간도 마련됐다. 말이 시원하게 통하는 업체 관계자를 만나니 세상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외국 업체에 밀려 한쪽으로 밀려나 조촐하게 꾸려진 부스를 보니 왠지 모를 씁쓸한 느낌마저 든다.

 난강 전시장 내에 마련된 한국 업체 부스 구역


아울러 컴퓨텍스 행사 자체가 '부품' 업체들의 잔치인 만큼, 컴퓨터 관련 정보나 지식이 적은 일반 사용자들이 신기해할 만한 제품은 그다지 많지 않다.

지금부터 사진을 통해 컴퓨텍스 현지의 분위기를 가늠해 보기 바란다(업체 및 제품은 본 기자가 일반 방문자의 시선으로 관심을 끌 만한 제품을 찾아 발길 닿는 대로 방문한 순서임을 밝힌다).


우리나라에는 알려지지 않은(솔직히 본 기자도 몰랐던) '올잭(All Jack)'이라는 대만 업체의 스타일리시한 슬림 노트북이다. 외형 및 디자인은 애플의 맥북 에어에 버금갈 정도로 매력적인 라인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현재 시판 중이지는 않지만, 인텔 코어 i 시리즈 CPU를 장착하여 조만간 정식 출시할 것이라 한다(사진의 제품은 실제 노트북이 아닌 모형이다. 허무했다).


다음으로 컴퓨터 쿨러 전문 업체인 '쿨러마스 터'가 내놓은 초강력 울트라 컴퓨터다. 컴퓨터 매니아라면 한 번쯤은 꿈꿔 봤을 법한 그런 제품이다. CPU는 인텔의 서버용 제품인 제온(Xeon) X5670을 두 개 장착(코어가 아니라 CPU 자체가 두 개다)했으며, 그래픽 카드는 EVGA의 엔비디아 GTX480을 무려 4개나 달아놨다. 메모리는 24GB에 달하며, 전원공급기도 1,500W짜리다. 극강 컴퓨터답게 일반 하드디스크가 아닌 SSD(Solid-State Disk: 메모리 방식의 고성능 디스크)를 달았다. 위 사양표 대로 조립한다면 어림잡아도 1,000만 원은 족히 나올 그런 초호화 컴퓨터다. 쿨러 전문 업체답게 쿨러도 강력한 포스를 내뿜는 제품을 장착했다.



역시 컴퓨터 케이스 전문업체인 '리안리(Lian Li)'에서 선보인 네온 케이스다. 리안리 제품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구입할 수 있다. 사진 가운데 네 발 달린 거미형 케이스가 방문자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컴퓨터 튜닝 매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은 만큼 구석구석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다.


많은 방문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지스킬(G.Skill)'의 컴퓨터 오버클러킹 이벤트다. 지스킬은 대만의 컴퓨터 메모리 제조사로,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와 EVGA 그래픽 카드, 자사 메모리 등을 장착한 컴퓨터를 최대로 오버클러킹(강제 상향 조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2GHz의 코어 i5 650 프로세서를 6GHz에 가깝게 끌어올리면서, 이때 각 부품에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영하 184도의 액화 질소를 사용하고 있다. 지스킬 측은 이러한 극한의 오버클러킹에도 자사 메모리가 원활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혹자들은 궁금해할 것이다. 컴퓨터 매니아들은 왜 이렇게 무모하게 억지로 오버클러킹을 하는 건지…. 이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나 오은선 대장에게 '왜 그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산을 오르느냐'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 하나의 오버클러킹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는 부스를 찾았다. 컴퓨터 전원공급기 전문 업체인 '앤택(Antec)'이다. 앤텍 역시 앞서 지스킬과 동일한 방식으로 오버클러킹을 시도하면서 자사의 전원공급기가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앞서 언급한 대로 액화 질소는 영하 184도의 액체라 손에 닿으면 즉시 심각한 동상에 걸릴 수 있는 위험 물질이다. 위 테스터는 각 업체 직원이 아닌 베테랑 오버클러커들이다. 어설프게 따라 했다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야말로 컴퓨텍스와 같은 전시회에서나 볼 수 있는 독특한 컴퓨터 제품이다. 군사 작전용으로 야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강철 컴퓨터'인 타이탄(Titan)컴퓨터다. 대만의 '스토리지 시스템'이라는 업체가 제작한 것으로 본체와 모니터, 키보드 부분을 모두 특수 합금으로 제조하여 어떠한 야전 상황에서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척 보기에도 무게가 상당할 것이라 실제로 군대에 보급된다면, 전장에서 이걸 들고 뛰어야 할 병사는 참으로 암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전투 시 엄패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쯤에서 남성 독자들의 안구 정화를 위해, 대형 행사장의 '꽃'인 나레이터 모델도 잠깐 소개한다. 컴퓨터용 쿨러를 전문적으로 제작, 판매하는 스위스 업체인 '아크틱(Arctic)'의 모델로, (이름은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묻기에도 뭣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컴퓨텍스 난강 전시장에 투입된 수많은 모델 중에서  가장 '모델'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노트북으로 3D 게임을 보다 원활하고 화려하게 즐길 수 있는 외장 그래픽 카드 솔루션도 선보이고 있다. MSi가 공개한 GSU(Graphics Upgrade Solution)로, 노트북의 익스프레스 카드 슬롯에 케이블로 연결하면 노트북 3D 성능을 최대 19배 정도 향상시킬 수 있는 외장형 제품이다. 외장 박스 안에 데스크탑용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여 노트북에 연결하는 방식이라 원하는 그래픽 카드로 바꿀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흐르는 물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방수 컴퓨터도 시선을 잡는다. '세노(Senor)'에서 선보인 방수 POS 컴퓨터가 그것. POS(Point Of Sale) 컴퓨터는 제품 판매 매장 계산대에 있는 컴퓨터를 연상하면 된다.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는 모니터+본체 일체형이니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긴 하지만, 사진처럼 물속에서 사용해야 할 경우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긴 하다. 그나저나 방수는 가능하더라도 열 방출은 되려나…?


모르긴 몰라도, 아마 이곳 난강 전시장에서 가장 '비주얼'한 부스가 여기가 아닐까 싶다. 크지 않은 공간은 최대한 활용하는 부스 인테리어가 업체와 제품과는 무관하게 발길을 멈추게 한다. '디붐(Divoom)'이 라고 하는 스피커 업체의 부스다. 스피커를 보니 부스 디자인이 제품의 디자인 컨셉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컴퓨텍스에서는 아이폰/아이팟용 포터블 스피커를 주로 전시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이 제품이다. 10.1인치 듀얼 스크린 노트북인데, 제품 자체는 일본의 유명 AV기기 전문 업체인 '온쿄(Onkyo)'의 제품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부스에 전시되어 있다. 아마도 윈도우 운영체계의 다중 모니터 지원 기능을 홍보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을 보고 부스에 들어온 방문자들은 하나같이 윈도우보다는 노트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어찌 보면 미끼다). 양손으로 모니터 양쪽 끝을 잡고 안쪽으로 밀거나 바깥쪽으로 당겨서 싱글/듀얼 모니터로 사용할 수 있고, 모니터도 180도 회전하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 노트북은 올해 초 이미 공개됐지만,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곳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e북이 아직까지는 크게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대단히 인기가 높다. 컴퓨터 업체인 '에이서(Acer)'에서도 e북을 만들 정도인 것을 보면 말이다. 에이서는 아수스, MSi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대만의 대표 컴퓨터 브랜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지만(이는 아수스와 MSi도 마찬가지다). ...에이서는 e북 이외에 스마트폰도 공개하고 있다.



역시 세계적인 그래픽 카드 업체답게 'ATi'의 부스에는 그래픽 기술과 제품이 즐비하여 시종일관 눈이 즐거웠다. 모니터 3개 연결은 기본이고, 위 사진처럼 5개 이상을 한 대의 컴퓨터에 연결할 수도 있다. 컴퓨터 사용자라면 3D 그래픽이나 게임 성능에 관심이 있을 텐데, 이를 겨냥해 ATi에서는 다양한 그래픽 카드 신제품을 부스에 전시하고 있다. 컴퓨터 CPU 제조사인 AMD에서 ATi 그래픽 칩셋도 함께 제조하기에 제품 조합에 있어서는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컴퓨터 CPU를 보좌하는 메인 칩셋을 제조하는 대만 '비아(VIA)'사의 유아용 노트북, OLPC다. 한때 10만 원 내외의 저렴한 노트북이라는 컨셉으로 잠깐 주목받은 바 있지만, 제품의 품질 면이나 완성도 면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실제로 부스에서 접해 본 OLPC는 딸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한 사람으로, 차라리 10만 원대의 다른 걸 사든가, 좀 더 투자해서 제대로 된 컴퓨터를 사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예상했던 대로, 인텔은 세계 최대 CPU 점유율을 자랑하는 업체답게 전시 부스도 크고 지원 인력도 많다. 공급하는 제품군이 많기 때문이다. 용도에 따라 서버, 데스크탑, 노트북, 모바일 기기, 가전(AV) 기기, 통신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인텔 CPU가 탑재된다. 주인공은 물론 코어 i3/i5/i7 시리즈와 아톰 CPU다. 부스도 크고 제품도 다양하고 방문객도 많은데, 딱히 특이한 건 없다.


난강 전시장에 마련된 한국 업체 부스로는 공간을 제법 확보한 'GMC'의 컴퓨터 케이스도 전시되고 있다. GMC 케이스는 '컴퓨터 조립 좀 한다'는 사용자들에게 품질이나 완성도 면에서 인정받고 있는 유명 제품이다. GMC는 컴퓨터 케이스뿐 아니라 전원공급기, 메모리리더, 컴퓨터 각종 액세서리 등도 취급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미니 컴퓨터로 나름대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리플'도 신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높은 성능이 필요하지 않은 환경이나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가 필요한 경우에 적합하도록 크기와 디자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컨셉형 제품이다. 인텔의 아톰 또는 펜티엄 듀얼 코어 CPU가 장착된다.


앞서 IT동아의 리뷰로도 접했던 '모뉴엘'의 패밀리 컴퓨터(FC)도 신제품을 출시하고 컴퓨텍스에 참가하고 있다. 사실 모뉴엘은 국내 업체지만, 외국에서 더욱 알려져 있는 홈시어터 PC(HTPC: Home-Theater PC) 전문 브랜드다. 우리보다 거실 문화가 더욱 자연스러운 외국에서 이미 모뉴엘 제품의 진가를 인식하고 구입하기 때문이다. 특히 완성도 면에서는 국내외 어느 컴퓨터 브랜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탄탄한 제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자, 지금까지 둘러본 업체 이외에 이곳 컴퓨텍스 난강 전시장에는 많은 업체가 다양한 제품을 전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회로나 기판 등의 기업 대상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일반 사용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난강 전시장 2개 층(1층, 4층) 내 모든 부스를 돌며, 일반 사용자에게 유용할 수 있는 제품/업체만을 선정하여 기사화했다. 이어질 2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대만 무역 센터(TWTC) 1, 3 전시장 구석구석을 돌며 일반 사용자들이 관심 있을 법한 정보만 뽑아서 전달하고자 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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