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주축 미드필더진메시 발 꽁꽁 묶어야 승산
박지성 vs 메시
이름값만 놓고 볼 때 두 선수를 라이벌로 꼽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다.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한국 최고지만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된다. 독일의 한 축구 전문 사이트에 따르면 박지성의 이적 시장에서의 가치는 169억 원인 데 비해 메시의 가치는 세계 최고인 1220억 원이다.
박지성의 별명은 ‘산소탱크’ ‘두 개의 심장’ ‘캡틴’이다. 올 시즌 소속 팀에서 43골을 작렬시킨 메시는 브라질의 펠레와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로 꼽히는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에 비유된다.
하지만 축구는 일대일로 겨루는 테니스나 복싱이 아니고 11명이 겨루는 팀 경기이기 때문에 한국의 박지성과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라이벌이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박지성이 오히려 메시를 앞선다. 한국은 ‘박지성의 팀’이지만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팀’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비판적이다. 아르헨티나 주요 일간지인 클리린의 축구 칼럼니스트 호라시오 파가니 씨는 “스타들로 가득 찬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우선 ‘팀’부터 돼야 한다”고 일갈했다. 메시는 2년 연속 바르셀로나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보인 놀라운 성취를 대표팀에선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메시와 함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아르헨티나의 다른 세계적인 공격수들도 마찬가지다.
17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월드컵 B조 한국-아르헨티나전에서 박지성은 방패로서 창인 메시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박지성이 주축이 된 한국 미드필더진이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을 중원에서 적절하게 차단한다면 이번 대회 우승이 목표인 아르헨티나는 눈높이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