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 아르헨티나는 한국(47위)이 상대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팀이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카를로스 테베즈(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구아인(레알 마드리드) 등 빅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즐비하고 한국이 그동안 남미 팀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 왔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2차전은 ‘버리는 카드’로 생각해왔다.
허정무 감독도 유럽 전지훈련 첫 째날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으로 일찌감치 올라가는 것이 낫다. 그래야 좀 더 수월하게 경기를 예선전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며 패배를 염두해두고 있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4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슈타디온에서 열린 ‘가상 아르헨티나’를 대비해 치른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큰 소득을 얻었다. 바로 ‘해볼 만하다’라는 자신감이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태극전사들은 대부분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아르헨티나와 대등하게 경기를 치렀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정우는 “스페인이 아르헨티나보다는 우위에 있기 때문에 우리도 준비만 잘한다면 아르헨티나에게 밀리지 않을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숙소로 돌아온 뒤에도 태극전사들의 고무된 기분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대표팀의 관계자는 “선수들이 강한 자신감을 얻은 듯 하다. 분위기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차분했지만 많은 실점을 하지 않은 수비수들이 상당히 만족해하는 것 같았다. 선수들이 모여 문제점을 직접 짚어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