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권기령 기자
어떤 사람이 신문사 웹사이트에 접속해 자동차 ‘제네시스’의 기사를 읽는다고 치자. 이 사람은 또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신차’를 검색한다. 그는 자동차를 사려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 사람이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어느 시점에 슬며시 온라인 자동차 광고가 뜬다. 이 광고를 클릭하는 순간 그의 행동을 관찰해 광고를 띄운 업체는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는다. 미국 뉴욕에 있는 타코다가 실제로 행했던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회사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의 행동에 관한 정보를 매일 200억 건씩 수집해 분석했다. 미국 AOL에 2억7500만 달러에 매각된 타코다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사방 천지에 남겨지는 인간의 ‘흔적’을 읽는 수많은 기업 가운데 한 곳일 뿐이었다.
친구를 기다리던 당신, 근처 맛집이 궁금해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동시키자 ‘현재 위치 정보를 사용하고자 하니 승인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별생각 없이 승인 버튼을 누르는 순간 당신의 ‘행동정보’는 그들 ‘뉴머러티’에게 넘어가게 된다. 뉴머러티는 숫자를 뜻하는 넘버(number)와 계급을 뜻하는 리터러티(literati)의 합성어다.
이들은 또 사람들의 정치적 가치관까지 분석할 수 있다. 뉴머러티들은 2억 명의 미국 유권자를 개인이 사는 동네와 성별, 인종, 애완동물 보유 여부, 대학교육 이수 여부, 자녀 유무, 잡지 구독 여부, 취미활동 등으로 구분해 10개 ‘부족’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공약을 만들 수도 있다.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바닥에 깔아놓은 건강 점검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님의 알츠하이머병의 징조를 잡아낼 수 있다. 치료비가 덜 들면서도 건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할 정보를 건질 수도 있다.
뉴머러티들은 분석을 넘어 예측을 시도하고 있다. 수천 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그들이 가진 기술과 근무이력, 취약점 등을 변수화해 생산성에 관한 예측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기업은 특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어떤 근로자를 배치하는 것이 최선인지 찾아낼 수 있다. 인도의 방갈로르 지사로 발령을 낼 때의 사람들의 반응을 예상함으로써 기업 전체의 생산성에 관한 최적화된 상태를 찾을 수도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구글의 성공에서 찾는 기업 생존법칙
20여 년 만에 세계 최대의 초대형 인터넷 검색회사로 변신한 구글. 구글의 성공비결과 법칙에는 현대 기업이 알아야 할 필수 생존법칙과 성공전략이 숨어 있다. ‘고객 주도의 시대’ ‘희소성의 경제에서 풍요의 경제로의 이동’ 등이 그것이다.
언론인 출신인 저자는 미래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글이 택한 방법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방법 중에는 우리의 통념과 배치되는 것도 많다. 고급정보를 온라인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공개하고 개방하는 일은 얼핏 손해인 것 같지만 결국 자신에게 혜택으로 돌아온다. 극적인 예로 파울루 코엘류가 있다. 이 작가는 온라인에 해적판이 돌수록 자신의 책 판매부수도 많아진다는 것을 알아채고 자신의 웹사이트에 해적판 링크를 걸어두기도 했다. 고객에게 통제권을 넘겨야 하는 이유, 네트워크와 플랫폼의 중요성 등 구글적 사고방식을 여러 예를 통해 설명한다.
시장과 세상을 이끄는 오리진이 되려면…
스팀청소기, 오래 씹어도 턱이 아프지 않고 포장이 절로 떨어지는 껌, 예쁜 그림과 명언이 적힌 종이컵…. 모두 인기 상품이 된 발명품이다. 더 편리하게 해주고 기쁨을 주는 발명품은 창의성에서 나온다. 이 같은 발명품들은 그 분야의 새로운 기원(오리진)이 되어 새 판을 짜고 게임의 룰을 만든다.
삼성경제연구소 지식경영실장을 지낸 지은이는 오리진이 세상을 이끈다고 봤다. 단적인 예가 애플의 아이폰과 스티브 잡스다. 오리진 사람이 만든 오리진 제품이 기존 시장의 판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오리진이 되기 위한 10가지 팁을 전달한다. 사랑하고 아픔을 찾아내고 전혀 다른 것과 뒤섞고 예상을 깨라는 ‘당연한’ 충고를 비데와 남성 백조의 호수, 라스베이거스의 테마호텔 등 ‘특별한’ 성공 사례를 통해 전한다. 지은이는 “오리진은 보고 베끼는 경영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라며 “숨겨진 창의성을 꺼내는 열쇠는 노력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