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예정 아파트, 입주권으로 팔아야50% 중과세 피하고 장기보유공제 받아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안모 씨(45)는 서초구 서초동에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하나 더 소유하고 있다. 2주택자의 경우 50%의 양도세율이 적용되어 고민했었는데 올해 말까지 양도하면 일반세율(6∼35%)을 적용해 준다는 뉴스를 접하곤 안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올 들어 처분하려고 하니 일반세율을 적용하더라도 양도세가 만만치 않아 고민이다. 서초동 재건축아파트는 15년 이상을 보유해서 양도차익이 상당히 큰 반면 안 씨는 2주택자에 해당돼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양도세 부담이 좀 크더라도 올해 안에 처분하는 게 50%의 세율을 피할 수 있어 그나마 유리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서초동 아파트의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곧 예정돼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 입주권으로 양도하면 세금을 더 줄일 수 있다고도 하는데 과연 어떤 방법이 좋을지 궁금하다.
세법에서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9년 3월부터 2010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다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할 경우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6∼35%)을 적용하도록 했다. 다주택자인 안 씨도 올해 안에 서초동 아파트를 처분하면 중과세율(50%)을 피할 수 있어 양도세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다주택자의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배제되기 때문에 3억 원에 취득한 서초동 아파트를 13억 원에 판다면 양도차익 10억 원에 대해 약 3억6800만 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씨가 조금 더 기다렸다가 서초동 아파트의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난 이후에 양도하면 어떻게 될까? 안 씨가 보유한 서초동 아파트는 현재 부동산에 해당되지만 관리처분계획인가일 이후부터 새 아파트의 준공일까지는 조합원 입주권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세법에서 입주권도 주택 수에 포함되어 2주택자에 해당되지만, 정작 그 입주권을 양도할 때는 주택의 양도가 아니라 권리의 양도로 보아 일반세율(6∼35%)을 적용하고 중과세율(50%)을 적용하지는 않는다. 입주권을 양도할 경우 양도세는 부동산으로 보유했던 기간과 권리로 보유한 기간의 양도차익을 각각 나누어 계산하는데 부동산으로 보유한 기간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입주권의 처분에 대한 양도세는 중과세율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안 씨는 올해 안에 급하게 서초동 아파트를 양도해 다주택 중과세를 피해가는 전략보다는 곧 관리처분 예정이므로 관리처분인가가 나기를 조금 더 기다린 후 입주권, 즉 권리의 상태로 양도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는 더 유리하다. 안 씨의 경우 서초동 아파트를 10년 이상 보유했으므로 최대 3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 후 권리의 프리미엄이 크지 않아 대부분의 차익이 부동산으로 보유한 기간의 양도차익에 해당된다고 가정해 보자. 양도차익 10억 원의 30%인 3억 원이 장기보유특별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양도차익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액을 제한 7억 원에 일반세율을 적용한 양도세는 2억5200만 원이다. 따라서 올해 안에 양도할 때보다 1억1600만 원의 세금을 절세할 수 있다. 또한 준공일까지는 부동산이 아닌 입주권에 해당되므로 중과세로부터 자유롭고, 부동산 보유기간에 대한 장기보유공제도 활용할 수 있어 처분시까지 비교적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시간 여유가 생긴다.
최용준 미래에셋증권 세무컨설팅팀장·세무사
정리=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