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5월 들어 이런 흐름에 변화가 나타났다. 남유럽발(發) 재정위기에 천안함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 5월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조7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2008년 6월 이후 최대 규모다. 주가가 1,700 밑으로 떨어진 5월 6일부터 31일까지 17거래일 가운데 자금이 유출된 것은 단 3일에 그쳤다.
그동안의 유출세에서 벗어나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현상에서는 몇 가지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1,500∼1,700 구간에선 환매보다 유입되는 신규자금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펀드와 관련한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2년 6월 이후 지난달까지 코스피가 1,500∼1,600일 때는 6조9000억 원이 유입되고 5조4000억 원이 빠져나갔다. 1,600∼1,700에선 17조9000억 원이 유입되고 16조8000억 원이 해지됐다. 결국 이 구간은 환매할 만한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다 빠져나가고 이제 신규 자금이 들어올 것을 기대해도 되는 구간으로 볼 수 있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처음 펀드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씻지 못할 아픈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탐욕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모든 사람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가져라”고 말한 워런 버핏처럼 환매가 늘어날수록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도 많았다. 현재 국내 증시는 이런 투자자들에겐 기회가 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성장과 한국의 발전 가능성을 믿는 투자자들의 자금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배성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펀드리서치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