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합조단 유엔에 직접 보내기로안보리 회부 서한 어제 제출
정부는 다음 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로 천안함 폭침사건을 조사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윤덕용 공동단장(KAIST 명예교수) 등 합조단 관계자들을 보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에 조사결과를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4일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서한을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에 제출했다.
정부 소식통은 “윤 단장 등 합조단 관계자들이 다음 주쯤 유엔본부를 방문해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을 상대로 천안함 사건의 조사결과를 설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인국 주유엔 대사는 4일 오전 11시(현지 시간)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의 클라우드 헬러 유엔 주재 대사를 만나 천안함 사건을 안보리가 다뤄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정부는 이 서한에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임이 합조단 조사결과 명백히 드러났다”며 “북한의 무력공격이 국제 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는 만큼 안보리가 이 사안을 논의해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엄중하게 대응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의 서한 제출은 ‘유엔 회원국은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어떤 사태에 관해서도 안보리의 주의를 환기할 수 있다’는 유엔헌장 35조에 근거한 것이다.
이로써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안보리 외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국은 안보리 이사국들의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회의장 바깥에서 논의 내용을 청취하며 이사국들을 설득하는 장외 외교전을 벌일 계획이다. 합조단 파견 추진도 이런 과정에서 한국의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4일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사건의 진상에 대한 객관적 확인을 회피하고 일방적인 조사결과만 가지고 유엔 안보리 상정 논의를 강행한다면 그 목적의 불순성이 명백해질 것이며 우리가 지난 시기처럼 초강경 대응해도 미국과 유엔 안보리는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싱가포르=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