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름대로 성공적인 유럽 전지훈련을 마친 태극전사들은 ‘결전의 땅’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으로 날아오는 11시간여 동안 무엇을 했을까.
현지시간 4일 오후 9시55분 독일 뮌헨 공항에서 비행기를 탄 23명의 선수들은 허정무 감독을 비롯해 정해성 수석코치, 김현태 골키퍼 코치 등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비즈니스석에 앉아 편안한 비행을 즐겼다.
선수들이 특별하게 한 것은 없었다. 몇몇 선수만 좌석 앞에 부착된 소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었을 뿐 대부분 선수들은 기내식을 먹은 뒤 곧바로 잠을 청했다.
수비수 조용형과 미드필더 김정우는 ‘비행기 안에서 무엇을 했냐’는 질문에 “잠만 잤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일찍 잠을 청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대표팀은 일본에서 유럽 전지훈련지 오스트리아로 넘어올 때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을 이용했다. 이 항공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인이 워낙 많이 이용하다보니 영화나 드라마가 한국어로 제공된다.
하지만 대표팀이 독일에서 남아공으로 넘어올 때는 ‘사우스 아프리카’(South Africa) 항공을 이용했다. 이 항공사 기계는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았다. 선수들도 지난 2002년 이후 훈련에 관한 짧은 영어는 알아듣기는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볼 정도의 실력은 아니다. 그림만 볼 경우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러스텐버그(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