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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31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 화약고인 좌상 뒷맛

입력 | 2010-06-07 03:00:00

○ 왕천 (중국) 7단 ● 송홍석 (한국) 7단
5라운드 3보(65∼92) 덤 6집 반 각 1시간




흑 65는 악수지만 흑 67을 두기 위해 불가피한 수.

흑 71은 상변을 지키는 수 같지만 멀리 좌상 흑의 뒷맛을 현실화하고 있다. 왕천 7단은 좌상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그렇다고 확실하게 잡아두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백 72는 좌상 백 진의 품을 넓히면서 뒷맛에 대한 간접 예방을 도모한 것.

흑 77. 송홍석 7단은 계속 뒷맛의 활용 가능성을 타진한다. 왕 7단도 백 78로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다.

귀에서 수가 나는 걸 막으려면 참고도 백 1이 가장 튼튼하다. 흑 4 때 백 5, 7이 귀를 잡는 맥. 하지만 흑 8로 밀고 들어올 때 곤란하다. 흑 71이 둔 심모원려가 여기서 드러난다. 백 9로 막으면 흑 10으로 붙이는 것이 타임리 히트. 백의 응수가 곤란하다. 그렇다고 백 9 대신 뒤로 물러서는 것은 그 자체가 큰 손해다. 백 78로 받았기 때문에 뒷맛이 여전히 남아있다. 흑은 언제 도화선에 불을 붙일 것인지, 백은 언제 불을 끌 것인지가 중반 국면 운영의 관건으로 등장했다. 누구든 좌상에서 성급하게 굴면 대세를 놓칠 수 있다.

백 86은 진즉부터 왕 7단이 노리던 수. 흑은 실전처럼 넘겨주는 것이 정수다. 왕 7단은 이 수순으로 귀의 뒷맛도 줄어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귀의 뒷맛은 왕 7단의 생각보단 파괴력이 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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