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침 맞아가며 천신만고 끝 입성
올초 평가전서 2골 ‘행운의 장소’
순조로운 첫 훈련 “예감이 좋다”
“최종 명단에 포함된 게 끝이 아니잖아요. 월드컵에서 뛰어야죠.”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된 이동국(31·31)이 이제 더 큰 도전에 나선다. 대표팀은 5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남아공 입성 후 첫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오스트리아에서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과 2시간의 차량이동 끝에 이곳에 도착해 피곤할 법도 했지만 이동국의 표정은 밝았다.
사실 이동국의 재활 과정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긴박했다. 지난 달 16일 에콰도르와 평가전을 마친 뒤 서울 서초동의 모 한의원에서 약침을 맞았다. 약침의 주 성분은 미네랄과 한약재 우슬을 섞은 것으로, 통증 완화와 조직 재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선수들이 효과를 봤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동국은 5월5일 전남과의 K리그에서 발목을 다친 뒤 수소문 끝에 병원을 알아내 처음으로 약침을 맞았고, 이어 허벅지를 다치자 다시 찾았다.
두 번 모두 직접 약침을 놓은 김 모 원장은 “보통은 2cc를 주입하는 데 이동국은 빠른 회복을 위해 4cc를 맞았다”고 말했다.
당시는 월드컵 출정식을 마친 뒤 일본으로 출국하기 직전이라 도핑 때문에 상당히 걱정을 했다. 몇 차례나 괜찮은지 확인을 했고 “천연재료라 아무 걱정 없다”는 의사의 확답을 들은 후에야 부상 부위를 맡겼다.
예감도 나쁘지 않다. 12일 그리스와 첫 경기가 벌어질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은 허정무호가 올 초 남아공 전훈 때 현지 프로팀과 한 차례 평가전을 치러 적응을 이미 마친 곳. 당시 ‘경쟁자’ 신분이었던 이동국은 비록 정식 A매치는 아니었지만 A대표 신분으로 1430일 만에 골 맛을 보는 등 2골을 넣었다.
그리스전은 이제 5일 남았다. 물론 당일 출전 여부는 허정무 감독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동국이 남은 기간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루스텐버그(남아공)|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twitter.com/sportsdon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