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첫 사병묘역 방문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6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55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부인 김윤옥 여사와 일반사병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는 현직 대통령이 사병 묘역에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 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은 6일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은 정부가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55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통해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의 나라를 위한 고귀한 헌신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국가를 위한 희생이 정당하게 보상받고 정신적 귀감으로 존경받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보훈대상자와 보훈가족, 유공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모든 부문에서 내실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독립유공자와 6·25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는 일에도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보 1일자 A1면 보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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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우리 국민의 아낌없는 나라 사랑을 목격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전몰장병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며 평생 모은 재산 90억 원을 안보를 위해 써달라고 국가에 기부한 김용철옹(89)의 사례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김 옹은) ‘인생은 유한하지만 국가는 무한하다. 이 대한민국에 태어나 잘 살았다’며 나라가 고맙다고 했다”며 “이처럼 한마음 한뜻으로 지극한 정성을 모은 국민께 대통령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관순 열사와 안중근 의사, 6·25전쟁에서 포탄을 안고 산화한 ‘육탄 10용사’, 낙동강 전선과 백마 고지에서 전사한 학도의용군 등을 거명하며 “당신들의 이름은 ‘불멸’이다.
이 나라, 이 민족을 사랑했기에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던 당신들께 한없는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돗자리에 음식을 차려놓고 참배하던 시민들은 이 대통령 부부가 나타나자 깜짝 놀라며 반가워했다. 옛 군복을 입고 있던 한 6·25전쟁 참전용사가 멀리서 “필승” 하며 경례를 하자 이 대통령도 거수경례로 답했다.
울산에 사는 최성자 씨(67)는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뒤 “남편이 이곳에 묻혀 있어 매년 현충일마다 여기에 오는데 대통령이 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위안이 된다. 너무 감사하다”며 울먹였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