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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방형남]‘유엔분담금 세계11위’ 한국

입력 | 2010-06-07 03:00:00


한국은 올해 4792만 달러(약 575억 원)의 유엔 분담금을 납부한다. 192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11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을 위해서는 전체 예산의 2.26%를 지원해 10위에 올랐다. 60년 전 6·25전쟁 때 유엔과 21개 회원국의 도움으로 북한의 침략을 물리친 한국은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한 대표적인 회원국이다.

▷한국은 돈만 내는 것이 아니라 PKO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현재 레바논(동명부대) 소말리아(청해부대) 아이티(단비부대)에서 한국군이 평화유지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아프가니스탄에 재건지원단을 보호하기 위한 아세나부대가 파병된다. 2007년 아프간에서 23명의 우리 국민이 탈레반에 인질로 잡혀 2명이 희생된 전례가 있어 걱정스럽지만 세계 평화를 위한 활동을 외면할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더라도 남이 어려울 때 돕지 않으면 우리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 아무도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유엔헌장 1조는 유엔의 목적을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고, 평화에 대한 위협의 방지 제거 그리고 침략행위 또는 기타 평화의 파괴를 진압하기 위한 유효한 집단적 조치를 취하고 평화의 파괴로 이를 우려가 있는 분쟁이나 사태의 조정 해결을 평화적 수단에 의하여, 또한 정의와 국제법의 원칙에 따라 실현한다’고 정의했다. 유엔의 존재 목적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회원국의 가장 중요한 의무다.

▷우리는 회원국의 권한에 의해 안전보장이사회에 천안함 사태 논의를 요청했다. 북한의 도발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유엔 개입 대상이다. 유엔헌장 34조와 35조는 유엔 안보리가 분쟁과 국제적 마찰이 되거나 분쟁을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사태에 대해 조사할 수 있으며 회원국은 안보리의 주의를 환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화 파괴 행위를 방치하면 유엔은 ‘종이호랑이’가 될 수밖에 없다.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자국 이익을 위해 거부권을 오용한다면 유엔 헌장의 정신을 배신하는 행위다. 북한은 유엔 회원국이면서도 안보리가 개입하면 강경 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안보리는 유엔의 미래를 위해 천안함 사태를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