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子張’의 제5장이다. 子夏는 孔門四科 가운데 文學의 범주에서 뛰어난 제자였다. 문학이란 오늘날로 말하면 博學(박학)에 해당한다. 과연 학문에 힘써서 박학했기에 자하는 학문을 좋아하는 자는 나날이 새롭게 공부하고 실천하고 또 배워 알게 되고 실천한 것을 잊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日知其所亡는 날마다 오늘은 지금까지 알지 못하던 것을 알아간다는 뜻이니 亡(무)는 無와 같다. 月無忘其所能은 달마다 이번 달은 지금까지 능히 실천한 것을 잊지 않는다는 뜻이니 能은 能行이라고 보면 좋다. 실은 ‘날마다 달마다’ 지금까지 ‘알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했던 것’을 알아나가고 또 지금까지 ‘알아서 실천한 것’을 잊지 않는다는 말을 두 개의 구절로 나누어 말한 것이다.
옛 주석가인 皇侃(황간)은 자하의 학문 태도를 두고 溫故知新(온고지신)이라 했다. 즉, 日知其所亡는 知新, 月無忘其所能은 溫故라고 본 것이다. 可謂는 ‘∼라고 할 만하다’는 뜻이다. 也已矣는 ‘∼일 따름이다’로 강조의 어조를 나타낸다.
청나라 초기의 顧炎武(고염무)는 30년간 쓴 논문을 모아 ‘日知錄’이라고 했다. 바로 日知其所亡에서 따온 것이다. 명 왕조가 망한 뒤 많은 지식인이 변절했지만 그는 遺民(유민)으로서 지조를 지켰다. 말 두 필과 노새 두 필에 책을 싣고 떠돌면서 경학 역사학 언어학 문학 등 다방면에 걸쳐 고증을 하고 經世(경세)의 뜻을 드러냈다. 고염무는 연구에서 두 가지를 분명히 했다. 첫째, 기록한 내용이 적절치 못하면 그때그때 고친다. 둘째 남이 나보다 먼저 같은 견해를 표명했으면 내 기록을 없앤다. 표절은 옳지 않다. 하지만 改定하지 않는 것도 잘못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