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가 어려움 가중”… 업체들 협조하기로
쌀값 안정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정부가 최근 대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할인행사 자제를 요청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대형 유통업체, 인터넷 쇼핑몰 등을 대상으로 쌀값 안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대규모 쌀 할인행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7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최근 쌀값 하락으로 농가와 산지 미곡처리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할인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업체들도 “가급적 참여하겠다”며 동의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쌀 20만 t을 시장에서 격리했음에도 최근 쌀값이 약보합세를 유지하는 이유가 수급문제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격리에도 쌀값이 안정세에 접어들지 못하는 건 유통업체가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할인행사의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유통업체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미곡처리장에 쌀을 싼값에 공급하도록 강요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 자리에서 “불공정 계약행위를 하는 일부 업체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조사할 수 있다”는 의견을 유통업체에 전달했다. 농식품부는 대형 유통업체가 미곡처리장에 쌀값 단가 인하를 노골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더라도 ‘소비자에게 싼값에 쌀을 팔려고 하니 싸게 공급해 달라’는 의사만 표시해도 불공정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