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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남아공-최현길 기자의 월드컵 플러스] 허정무호 ‘첫판이 승부처’다

입력 | 2010-06-08 07:00:00


주식으로 치면 축구 기자의 상한가는 월드컵 때 온다. 일이 장난 아니다. 24시간 월드컵만 생각하는 격무다. 그래도 축제는 즐겁다. 여기저기 자문도 쏟아진다. 술자리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내기 좋아하는 친구의 눈빛은 초롱초롱해진다. 월드컵을 안주 삼아 나누는 얘기는 그래도 즐겁다.

하지만 친구가 성가시게 해도 딱히 정답을 내놓친 못한다. 한국의 16강 가능성이나 승점, 첫 경기 그리스전 전망 등을 듣고 싶어 하지만 야릇한 미소만 전할 뿐. 성질 급한 친구가 술잔을 거푸 마시기 딱 좋은 상황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10여년을 축구라는 울타리 안에서 생활했지만 아직도 이런 질문엔 영 자신이 없다. 약간의 비아냥이 들려도 애매모호한 것이 속 편하다.

혹시 오판으로 금전적 피해(?)를 주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그래도 팬들은 예상을 원한다. 흔히 전문가들의 입을 빌어 예상한다. 나름 객관적이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는 월드컵 개막 D-100일 맞아 축구인 100인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자료에 따르면 60%%가 16강 진출을 전망했다. 그런데 예상 성적은 1승1무1패가 41%%로 가장 많았다. 아슬아슬하다는 의미다. 16강에는 가지만 턱걸이한다는 전망이다.

이 정도면 중간은 한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면 무난하기 때문이다. 물론 희망 사항은 더 높을 수 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나 역대 전적 등을 고려하면 16강행만 하더라도 감지덕지다.

고려해야할 것은 변수다. 남아공 대회는 새로운 공인구와 고지대, 날씨 등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지가 중요하다. 이를 감안하면 좀 복잡해진다. 변수가 승부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뻔할 뻔자 같지만 1차전 결과에 따라 모든 게 갈린다고 보면 된다.

이기면 2승1패까지도 예상할 수 있고, 지면 3패가 될 수 있다. 그래서 1차전에 올인한다. 친구에게 화끈한 답을 주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전 대회 우승국도 1차전은 부담이다. 승무패 어떤 쪽을 잡을지 아무도 모른다.

한 때 허정무 감독은 사석에서 ‘첫판을 잡아라’는 신문 제목만은 제발 뽑지 말라고 부탁했다. 농반진단이었지만 그만큼 중압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허 감독에겐 미안하지만 이번에도 ‘첫판을 잡아라’는 제목은 필요하다. 이유는 자명하다. 16강을 위해서다.

첫 판에 대한 스트레스는 양 팀이 매 한가지다. 이기면 4년을 기다린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만 지면 사실상 끝장이다.

태극전사들이 남아공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했다.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이제 날짜가 아니라 시계 초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그만큼 개막전이 가까워졌다. 12일 밤 1차전 승리의 축배를 들기 위한 응원 준비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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