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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후견인’ 장성택, 北 2인자 자리 굳혔다

입력 | 2010-06-08 03:00:00

최고인민회의서 국방위 부위원장 승진
김정일 참석… 총리 최영림으로 교체




북한 최고인민회의(한국의 국회)는 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제12기 3차 회의를 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원회 위원을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회의는 또 김영일 내각 총리를 경질하고 후임에 최영림 평양시 당 책임비서를 선출했으며 내각 부총리 및 일부 경제 분야 상(장관)에 대한 대규모 교체인사를 단행했다.

2008년 8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이후 사실상 내정을 위임 통치해 온 장 행정부장은 지난해 4월 국방위원에 선출된 데 이어 1년 2개월 만에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승진하는 등 권력 2인자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정일 동지의 제의에 따라 장성택 대의원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4월 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2차 회의에 불참했으나 이날 회의에는 주석단에 모습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이 김영일 총리를 비롯한 내각 수장을 대거 교체한 것은 지난해 11월 화폐개혁 실패 이후 인민경제의 파탄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후임에는 노동당 간부 출신 인사들을 전면에 포진시켜 주민들에게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인사에서 곽범기 오수영 박명선 부총리가 물러나고 후임에 강능수 당 선전선동부장(추정), 김락희 황해남도 당 책임비서(여), 이태남 평안남도 당 책임비서, 전하철 당 중앙위 위원이 새로 임명됐다. 조병주 기계공업상과 한광복 전자공업상(여)은 부총리를 겸임하도록 했다. 이는 북한 지도부가 전자·기계공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방침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종전의 내각 부총리 5명 가운데 이날 별다른 언급이 없는 노두철과 박수길 등 2명은 유임된 것으로 보여 부총리는 8명으로 늘어났다.

인민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경공업상은 이주오에서 안정수로, 식료일용공업상은 정연과에서 조영철로 각각 바뀌었으며, 체육지도위원장 자리는 체육상으로 직책이 바뀌어 박학선에서 박명철로 교체됐다.

북한은 이날 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정은의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 행정부장의 국방위 부위원장 승진이나 선전선동 사업에 잔뼈가 굵은 강능수가 부총리에 임명된 것은 ‘3대 세습’을 위한 사전 포석인 것으로 관측된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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