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 그곳에선 세계의 축제가…
월드컵을 계기로 아프리카를 있는 그대로 살펴보자는 취지 아래 연재한 ‘2010 책 읽는 대한민국’의 두 번째 시리즈 ‘아프리카 들여다보기 20선’이 3일 끝났다. 야생의 자연을 다룬 책에서 침탈의 역사와 내전의 현대사를 파고든 책까지 다채로운 주제의 책들이 소개됐다.
편견, 선입견으로 인해 어느 정도 과장이 있다 하더라도 아프리카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는 현실에 근거한다. ‘다이아몬드 잔혹사’는 아프리카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1930년대 처음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뒤 아프리카에선 다이아몬드 쟁탈전이 뜨거워졌다.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 등의 반군들이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확보에 나서면서 수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집으로 가는 길’은 내전에 휩쓸려 소년병으로 참전했던 시에라리온 소년의 실화다. 힙합을 좋아하던 열두 살 소년은 마약에 취해 살인기계로 변했다가 유엔아동기금(UNICEF)의 도움으로 전쟁터를 빠져나왔다.
소개된 책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잘 드러냈다. 작은 나라 레소토의 70대 노교사는 ‘아프리카에서 온 그림엽서’를 쓴 일본인 기자에게 “산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겠지만 그보다는 가족이나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한다. ‘아프리카 마사이와 걷다’를 쓴 황학주 시인은 나이 많은 사람들은 비슷한 연령대 사람들과만 대화할 정도로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가 강한 마사이족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 밖에 20개의 사건과 인물을 주제로 남아공의 역사를 기술한 ‘나는 아프리카인이다’, 생태학자 부부가 7년 동안 야생을 관찰하고 기록한 ‘야생 속으로’, 정해광 아프리카미술관장이 유명한 아프리카 화가 11명을 인터뷰하고 쓴 ‘정해광, 아프리카 미술을 외치다’, 케냐에서 사파리 여행사를 운영하는 이승휘 씨의 생활기 ‘케냐의 유혹’ 등을 연재했다.
※15일부터는 ‘축제 이야기’를 주제로 ‘책읽는 대한민국’을 진행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