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가락, 선따라 모양 그린뒤 튀어나온 각도 측정
15도 이상 돌출 땐 무지외반증 위험신호… 치료 받아야

그래픽 이고운
서 우영 강북힘찬병원 족부클리닉 과장은 “무지외반증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하이힐을 착용하는 여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발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일찍 병을 발견하는 것도 환자 증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발 은 인체공학의 최대 걸작이며 최고의 예술품이다.’ 발을 예찬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이다. 그만큼 발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대인의 발은 혹사당하고 있다. 몸의 무게를 고스란히 지탱하는 건 기본이다. 1km를 걷는다면 누적된 체중은 16t에 달한다.
○ 무지외반증, 좁고 높은 구두가 주범

무지외반증은 여성들에게 많아 ‘하이힐병’으로도 불린다. 근래 10cm 이상의 ‘킬힐’이 유행하면서 환자 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발의 노출이 많아지는 여름에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다. 힘찬병원이 무지외반증 수술 700건을 분석한 결과 32.9%에 해당하는 230건이 6∼8월에 이뤄졌다. 이어 가을 26.3%(184건), 겨울 22.9%(160건), 봄 18%(126건) 순이다.
이 병의 원인은 크게 유전적인 요소와 후천적 요소로 나눌 수 있다. 부모 가운데 엄지발가락이 휜 사람이 있으면 같은 모양의 변형이 자식에게 나타날 확률이 높다. 대개 딸에게 유전된다. 평발은 서 있을 때 엄지발가락을 휘게 하는 힘이 가해지므로 변형되기 쉽고, 일단 발생하면 심해진다. 후천적 원인으로 가장 큰 것은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이다. 신발에 발을 억지로 맞추다 보니 변형이 일어나는 것. 중년여성 환자가 특히 많은 건 오랜 기간 이런 구두를 신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보조기나 특수신발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튀어나온 각도가 크거나 △통증이 심하고 △신발을 신기 불편하고 △다른 발가락도 변형이 시작됐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 무지외반증 맞춤형 절골술 효과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얼마나 변형됐으며 퇴행성변화가 시작됐는지에 따라 경증, 중등도, 중증으로 분류한다. 수술방법은 어느 정도 악화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에는 튀어나온 뼈만 깎는 수술이 많았다. 그러나 통증도 심하고 재발률도 높았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튀어나온 뼈를 자르고 안으로 휜 엄지발가락을 바깥쪽으로 펴 일직선으로 만드는 절골술로 재발률을 크게 낮췄다. 수술시간은 1시간 이내며 부분마취를 하기 때문에 회복 시간도 빠르다. 서 과장은 “절골술도 원위부 절골술, 근위부 절골술 등 수술법이 다양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절골술을 시행해야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 뒤 일상생활 복귀는 한쪽 발만 했는지 양쪽을 다 했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무지외반증이 양쪽 발에 다 왔을 때는 한쪽을 하고 난 뒤 3개월 정도 지나 다른 쪽을 수술하는 게 좋다. 보통 3, 4일 지나면 퇴원이 가능하다. 수술 뒤에는 특수신발을 신지만 2, 3개월이 지나면 평소에 신던 신발을 신을 수 있다. 그러나 하이힐처럼 좁고 굽이 높은 구두는 6개월까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