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높아진 친환경 인식에 맞춰 ‘그린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소위 이미지 마케팅용으로 단순히 겉포장에 녹색 칠만 하는 쉬운 방법을 택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기존 경영에 녹색을 덧칠하는 것은 녹색경영의 ‘짝퉁’에 지나지 않는다. 친환경 기업인 척 소비자를 현혹하는 ‘녹색분칠(greenwash)’을 했기 때문이다.
녹색분칠은 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사실을 숨기기 위한 눈가림을 뜻하는 ‘화이트워시(whitewash)’의 합성어다. 이렇게 ‘무늬만 친환경’인 기업의 짝퉁 녹색경영은 매우 위험한 전략이다. 현명한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친환경 기업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오히려 브랜드 신뢰도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미국 포드자동차도 이런 이유로 망신을 당한 바 있다. 포드는 환경 관련 캠페인을 후원해왔지만 정작 회사가 생산하는 차량의 연료소비효율에 대한 개선 노력에는 소홀했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 감시 시민단체인 코프워치는 포드에 ‘녹색분칠상’을 수여했다.
기업들이 기후변화시대의 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짝퉁 녹색경영보다는 명품 녹색경영 기업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기업과 함께 환경가치를 실현한다는 가치공감대는 소비자와 기업 간의 감정적 연대를 가져온다. 앞으로는 이러한 기업이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시장에서 앞서가는 성공적인 기업이 될 것이다.
유복환 환경부 감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