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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 취하니 가슴속에 흥이 절로

입력 | 2010-06-09 03:00:00

용인대 박물관 ‘使人心醉, 조선의 명화’展
겸재 등 중후기 대가 7인의 그림 27점 첫 공개




겸재 정선의 화첩 ‘겸재화’에 실린 고사인물화 ‘염계상련’. 연못정자에서 활짝 핀 연꽃을 감상하는 중국 북송대 주돈이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사진 제공 용인대박물관

이정, 김식, 정선, 김홍도, 이재관, 장승업, 이하응 등 조선 중기에서 후기에 이르는 화가 7명의 회화작품 27점이 처음 공개 전시된다. 경기 용인시 용인대 박물관에서 18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사인심취(使人心醉), 조선의 명화’. 사인심취는 ‘보는 사람이 그림에 심취해 자연스럽게 감흥 받도록 한다’는 뜻.

전시작 가운데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정선의 화첩인 ‘겸재화’. 비로봉, 구룡연 등 금강산을 소재로 그린 진경산수화 8폭, 연꽃을 감상하는 북송 학자 주돈이를 그린 ‘염계상련’ 등 중국 성현들의 행적과 일화를 그린 고사인물화 8폭으로 구성됐다. 나귀를 타고 눈길을 나서 매화를 감상하고 돌아오는 선비를 그린 ‘기려귀가도’와 시냇가 소나무 아래에서 담소를 나누는 동자들을 그린 ‘송하한담도’도 함께 선보인다.

붉은 텃새를 그린 김홍도의 ‘순조도’, 정자 아래 누워 풍경을 즐기는 사람을 그린 이재관의 ‘모정오수도’도 공개됐다.

병풍 그림도 3점이 나왔다. 장승업이 그린 ‘화조영모도’와 ‘노안도’,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그린 10폭 병풍 ‘묵란도’. 이 가운데 ‘늙어서도 건강하고 편안하라’는 뜻으로 갈대밭에 내려앉은 기러기들을 그린 노안도는 순조의 딸 덕온공주의 집에서 발견됐다고 전해온다.

박물관 김윤정 학예사는 “덕온공주의 남편 윤의선이 당대 서화를 후원한 점, 장승업의 다른 노안도에서는 볼 수 없는 흰기러기를 그린 점으로 보아 특별 주문해 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용인대는 10일 오후 3시 정선의 ‘겸재화’ 내 진경산수화와 고사인물화에 대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전시 기간 중에는 휴관이 없으며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4시 반까지 개관한다. 031-8020-3002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